코로나19로 인해 경마가 15개월째 파행운영되면서, 국내 말산업이 역성장을 맞고 있다. 3조 4천억 원에 이르렀던 말산업 규모는 지난해부터 급락하며 위기에 빠졌다.

말산업은 1차 산업인 경주마 생산에서부터 3차 산업인 마권발매서비스업까지 경마시행이 중추가 되는 산업이다. 그러나 올해 경마 매출은 평년 대비 5%에 불과하다. 미국, 호주, 프랑스, 일본 등 말산업 강대국이 온‧오프라인 마권 발매에 힘입어 말산업을 유지하고 보호하는 것과는 대조된다.

지난 5월 제주 경주마 경매현장
지난 5월 제주 경주마 경매현장

특히 일본은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발판삼아 '말산업 대국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국제경마연맹의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경주마 생산두수 규모는 미국, 호주, 아일랜드에 이어 4위, 경주 수는 미국, 호주에 이어 3위, 경주마 출전두수 3위로 아시아 경마산업을 이끌고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미국, 호주, 영국 등 경마산업을 이끄는 국가들은 잠시나마 경마를 중단했지만 일본은 무관중 경마를 지속했기 때문에 경주마 생산과 경마개최 규모에서의 순위 상승이 예상된다. 실제로 2020년 일본의 경주마 생산두수는 2019년 대비 2% 증가했고 경마매출은 2019년 대비 3.4% 증가했다. 지난해 일본 경마매출의 증가는 온라인 마권발매에 기인한다. 일본의 온라인 마권매출 점유율은 90%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우리나라 말산업은 쑥대밭이 됐다. 국내 경주마 생산농가는 연평균 1400두의 말을 생산하고 경매시장에 700여 두를 내보낸다. 2019년까지 경주마 낙찰률은 30%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23%로 뚝 떨어졌고 올해는 23%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경주마 1두에 1천만 원의 관리비용이 소요된다. 2020년 판매 감소 두 수와 관리비용을 고려하면 국내 경주마 생산농가는 약 63억 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경주마 생산에서부터 얼어붙으니 경주마 조련, 축산분뇨처리사업 등의 2차 산업과 말 운송업, 의료행위, 경주마 보험 등 3차 산업까지 경색됐다.

현재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미주 대륙의 각 국가는 온라인 발매를 기반으로 무관중 경마든, 일부 유관중 경마든 정상적으로 경마를 시행하고 있다. 종교적 이유로 온라인 발매를 허용하지 않는 이슬람 국가를 제외한다면 온라인 발매가 당연하기 때문이다. 국제경마연맹에 등록된 경마국가 중 실질적으로 온라인 발매를 시행하지 않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6월 22일 내륙 국내산마 경매를 앞둔 한국내륙말생산자협회 권광세 회장은 “온라인 마권발매는 당장의 말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디지털 전환 시대에서의 말산업 성장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며, “현장 발매가 전제하는 다중운집의 위험 등 외부 리스크에 구애받지 않고 말산업이 순환될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팀 onnews2@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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