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임산부 10명 중 1명 이상은 임신 중 1회 이상 음주를 경험했고, 10명 중 3명 가까이는 임신 중 매일 3잔 이상 커피를 마신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대목동병원 태아알코올증후군 예방 연구소(이하 연구소)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SCI 국제학술지인 '국제환경연구 및 공중보건저널' 3월호에 게재했다.

연구팀이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의뢰로 진행한 '우리나라 임신준비 및 출산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임신 경험이 있는 여성 1675명 중 11.58%가 임신 중 1회 이상 음주를 경험했고, 이 중 1.43%는 임신 기간 내내 음주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한 여성의 음주는 태아의 뇌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 영향을 미쳐 장애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문을 연 연구소는 임신 중 알코올에 노출된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선천성 장애(기형 및 중증질환 포함)를 진단 받을 확률이 약 11.24배 증가하고 선천성 대사 이상을 진단 받을 확률이 10.66배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간접흡연과 카페인도 영향을 미친다. 임신 중 간접흡연에 노출된 아이가 저체중일 확률이 1.62배 증가하고, 임신 중 매일 커피 3잔 이상 카페인에 노출된 아이는 저체중일 확률이 1.92배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대상 임산부의 25.43%가 가정이나 직장 내 간접흡연에 노출됐다. 이 중 1.13%는 임신 중 직접 흡연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신 중 매일 3잔 이상 커피를 마신 경우도 28.18%에 달했다.

김영주 태아알코올증후군예방연구소장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
김영주 태아알코올증후군예방연구소장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

김영주 태아알코올증후군예방연구소장은 "임신한 여성의 태아가 알코올, 담배 등 부적절한 환경에 노출되면 어른이 되어서도 고혈압, 당뇨, 대사질환 등을 겪을 수 있는 만큼 임신을 준비하거나 임신 중인 여성은 금주, 금연을 지켜야 한다"며 "임신을 계획하는 모든 부부는 임신 3개월 전부터 금주하라"고 권했다.

제1저자를 맡은 태아알코올증후군예방연구소 오소연 박사는 "앞으로도 임산부 및 태아에 알코올, 흡연, 카페인 등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를 다방면으로 진행해 태아알코올증후군 진단 및 해결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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