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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익의 ESG 이야기1] 왜 ESG가 뜰까?

발행일자 | 2021.04.06 08:44

세계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회장 "석탄기업 투자중단"선언
투자-인수 관련 심사에 '탄소 사용량' 저감전략 제시도 요구
국내 기업들도 "사회 현재·미래가치 창출" ESG경영 '잰걸음'

[이종익의 ESG 이야기1] 왜 ESG가 뜰까?

모든 기업이 다시 ESG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연간 사업계획에서 ESG를 언급하지 않거나, 기업의 투자와 신규 사업을 발표하는 기업설명회 자료에서 ESG가 누락되면 미래성장 가능성이 떨어지는 기업이라는 취급까지 받는 상황이 됐다. 

1987년 유엔환경계획-세계환경개발위원회(UNEP-WCED)가 지속가능발전을 의제로 제시한 이후 2006년 책임투자원칙(UN PRI)이 발표됐지만, 단순한 지속가능보고서 발간 정도로 인식되던 ESG가 왜 갑자기 각광받기 시작했을까?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핑크 회장은 지난해 1월 획기적인 내용의 메시지를 투자자와 피투자 기업에게 보냈다.

피투자 기업에는 ‘금융의 근본적 구조재편’이란 주제로, 투자자에게는 ‘블랙록의 새로운 투자 기준으로서의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구체적으로는 수익 25% 이상을 석탄으로 거두는 기업에 대한 투자 중단을 선언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인 7.8조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래리의 편지는 세계 투자자와 글로벌기업 사업전략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래리는 올해 한 발 더 나아가 2050년 탄소 제로를 위해 향후 투자와 인수 관련 모든 기업 심사에 탄소 사용량을 15% 저감하는 조건과 함께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SASB)나 기후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 등 이 구체적이고 투명한 기준에 따른 자료 공개와 관리 전략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래리는 왜 갑자기 ESG 전도사가 되었을까?  래리는 이 물음에 다음과 같이 답을 했다.  “목적을 인식하고 광범위한 이해 관계자의 요구를 고려하지 않는 회사는 장기적 이익을 취할 수 없다. 마음대로 가격을 인상하는 제약사, 근로자 안전이 취약한 광업회사, 고객을 존중하지 않는 은행 등은 단기간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겠지만, 사회를 해치는 이러한 행동이 기업과 주주 가치를 훼손시킨다.”

즉, 투자위험 회피를 통한 수익 극대화가 ESG추구 목표임을 명확히 언급하고 있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 기준 미충족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법적, 경제적, 사회적 비용으로 투자자의 자산이 몰락자산으로 바뀌는 것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가 명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국내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탄소중립과 화학물질, 지배구조 등과 관련된 다양한 ESG 관련 규제에 대응해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해왔다.

래리핑크 회장의 선언 이후 세계적으로 ESG 투자, 경영 붐이 불었고, COVID-19로 인한 경제 위축은 기업의 위기대응과 회복 능력을 더욱 요구하고 있다. 이는 ESG 성격을 최소 준수 규제에서 적극적인 경영전략으로 더 나아가 경영 패러다임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기관과 대기업들도 앞다퉈 ESG경영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금융위는 1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 3단계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2025년까지 자율공시를 활성화 한 이후 일정 규모의 코스피 상장사부터 순차적으로 2030년까지 보고서 발간을 의무화한다는 계획과 함께 ESG의 지배구조(G, 거버넌스) 관련 공시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에만 의무화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공시하도록 의무화했지만, 내년년부터는 자산 기준 1조원 이상, 2024년에는 5000억원, 2026년에는 전체 코스피 상장사에 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KB금융은 ESG경영 중장기 로드맵인 'KB그린웨이 2030'을 수립해 2030년까지 KB금융그룹의 탄소 배출량을 25% 감축(2017년 대비)하고, 현재 약 20조원 수준인 ‘ESG상품·투자·대출'을 50조원까지 확대하는 것과 함께 모든 계열사가 국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용 신규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관련 채권 인수에 대한 사업 참여를 전면 중단하는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대기업집단 중 삼성·SK·LG·포스코 등 제조업 기반의 그룹사는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중심으로, KB금융·네이버·카카오 등 서비스 기반의 그룹사는 소셜이슈(인권, 개인정보보호, 디지털 책임, 사회적약자 보호 등)를 중심으로 중장기적 ESG경영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삼성물산과 삼성 5개 금융 관계사가 석탄 관련 신규 투자는 물론 해당 사업을 전면 중단하기로 선포하고, SK그룹은 재생에너지로 전력 100%를 조달하기로 선언하는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ESG 선언이 확대되고 있다.

기업들의 경영전략이 바뀜에 따라 사회공헌 방향도 바뀌고 있는 것이 감지된다. 일부 기업은 기존 사회공헌 부서를 ESG 추진 부서로 확대하거나, 사회공헌 부서에 ESG관련 업무를 추가로 확대하는 등 ESG를 사회공헌과 연결시키려는 시도도 보인다.  

이는 기업의 사회공헌과 ESG 전략의 상당 부분이 성격상 겹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결과가 아닌가 한다. 하지만 기업이 ESG를 통해 얻고자 하는 가치는 사회공헌을 통해서 창출하고자 하는 사회적가치와는 성격이 크게 다르다고 할 수 있다. 

CSR이 사회공헌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지만 CSR을 엄밀하게 말하면 기업 이해관계자, 특별히 S(사회)에 더 중점을 둔 대상에 대한 공헌의 의미가 크다. 

ESG는 E, S, G 각 분야에 대한 기준을 준수하겠다는 것이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문제 해결과 사회적가치 증대를 직접적으로 목표하고 있지 않다.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법안에 나온 사회적가치의 정의인 '사회, 경제, 환경, 문화적 영역에서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가치' 또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 또는 그 해결 정도'로 정의 할 때, ESG가 창출하는 가치는 사회적 가치라기보다는 사업전략에 가깝다. ESG는 착한 기업 활동이라기보다는 좋은 기업활동으로 보는 게 적절할 듯싶다.

기업들이 ESG 경영환경에서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려면, 기업들이 ESG 전략을 내재화 한 상황에서 기업의 이해관계자뿐만 아니라 폭넓은 관점에서 사회문제를 직시하고 사회의 현재, 미래 가치를 위해 공헌하는 전략을 견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소외계층을 위한 직접 지원부터 시작해 사회문제 해결을 미션으로 삼고 일을 하는 비영리 중간 지원조직, 영리 사회경제적 기업들에게 투자를 하거나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 이종익은 2012년 설립된 재단법인 한국사회투자의 대표를 맡고 있다. 한국사회투자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 소셜벤처, 사회적기업 등의 사회혁신 조직을 대상으로 경영컨설팅, 액셀러레이팅, 임팩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박상대 기자 kevin@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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