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 빅3에 공급
DDR5와 인텔의 SSD 모듈 등 차세대 신제품 준비 ‘착착’
“지난해까지 최근 4년간 영업이익 연평균성장률 176.5%”
30일~내달 1일 수요예측, 내달 3~4일 일반

26일 백성현 티엘비 대표가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코스닥 상장 기자간담회에서 사업개요와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26일 백성현 티엘비 대표가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코스닥 상장 기자간담회에서 사업개요와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인쇄회로기판(PCB) 전문기업 티엘비가 내달 14일 코스닥 시장 상장에 나선다. 티엘비는 PCB 업계의 맏형격인 대덕전자 출신들이 지난 2011년에 설립한 기업으로, 9년만에 자본시장에 기업을 공개하게 됐다.

백성현 티엘비 대표는 26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코스닥 상장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재 메모리모듈 PCB에서 한단계 진화한 DDR5와 인텔 SSD 모듈 등 차세대 제품으로 반도체 모듈 PCB시장을 주도해 가겠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특히 회사 매출의 양대축인 메모리모듈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PCB에서 강한 성장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세계 3대 메모리반도체 기업에 공급...내년 DDR5와 인텔향 SSD 모듈 기대

티엘비는 지난해 매출 1491억원에 영업이익 111억원, 당기순이익 95억원의 실적을 냈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는 누적 매출액 1424억원, 영업이익 134억원, 당기순이익 10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3분기 현재 이미 지난해 실적을 뛰어 넘은 상황으로, 최근 반도체 산업이 저점을 통과하며 성장세로 턴어라운드 하고 있는 데 따른 효과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티엘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세계 D램 3대기업에 모두 메모리와 SSD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96.6%가 수출이다. 제품별로 삼성전자에는 SSD모듈 PCB를 주로 공급하며, SK하이닉스엔 메모리 모듈 PCB가 주력이다.

이와 관련 티엘비는 올해 2분기 기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모듈 PCB 시장 점유율로 35%, 삼성전자의 SSD모듈 PCB 점유율로 30%를 추정했다.

티엘비는 반도체 산업의 고성장기 진입을 준비해오다 지난 2017년부터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든 기업이다. 창업 9년만에 기업공개까지 온 것은 경성 PCB에서 10단 이상의 적층 PCB를 만들 수 있는 융합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백 대표는 “SSD의 수요와 데이터센터 서버의 수요가 증가하며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성장 전망이 밝다는 것은 매우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라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4차산업혁명의 도래에 따른 DDR5 수요 가시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티엘비는 DDR5용 모듈PCB 개발이 끝나 있으며, SSD 모듈은 인텔 신규 규격인 ‘룰러’에 최적화된 기업용 SSD 모듈 PCB 개발도 완료된 상태다.

백성현 대표는 “2018년에 개발이 이뤄지기 시작한 인텔 SSD는 테라급 제품으로 고층 집적화가 이뤄진 모듈PCB가 적용된다”며 내년 양산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티엘비의 최근 4개년간 경영 실적 추이표. 출처=티엘비
티엘비의 최근 4개년간 경영 실적 추이표. 출처=티엘비

◇ 메모리 산업의 성장세 전환에 맞춰 IPO 흥행몰이 이어갈까

티엘비의 제품군은 비교적 단순하다. D램 메모리 모듈과 SSD 모듈 PCB가 중심이고, 여기에 반도체 산업 성장으로 증가하고 있는 장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반도체 장비용 PCB를 새롭게 추가했다.

반도체 장비 시장은 내년 이후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소자업체의 대대적인 투자에 맞춰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반도체 장비 출하 규모는 내년 50억달러를 넘기고, 2022년엔 57억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장비용 PCB의 신규 매출이 기대되는 이유다.

티엘비는 이같은 제품 포트폴리오로 PCB 강소기업으로 확고한 자리를 잡겠다는 목표다.

티엘비는 오는 30일과 내달 1일 양일간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3만3200원에서 3만8000원이다. 티엘비는 이번 일반공모를 통해 최소 332억원의 자금을 시장으로부터 수혈받게 되며, 희망 공모가가 높아질 경우 이에 따라 소폭 규모는 늘어날 수 있다.

티엘비는 이번 공모 자금의 대부분을 신공장에 투자, 생산능력을 현재 32만4000㎡에서 48만㎡로 약 50% 가량 늘릴 계획이다.

그렇다면 티엘비는 기관투자자 수요예측과 내달 3, 4일 양일간 이뤄질 일반투자자 공모에서 흥행몰이를 할 수 있을까.

대표주관사인 DB금융투자 김대용 영업이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추정 주당순이익(EPS)에 근거한 주가수익배율(PER)는 10배 초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동종 업계 평균 PER를 감안할 때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여기에 반도체 산업이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티엘비의 기술력과 준비된 제품군을 감안할 때 긍정적인 수요 예측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티엘비 제품군으로 봤을 때 시장에서 비교할 수 있는 경쟁 종목은 심텍과 코리아서키트다. 메모리모듈 PCB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심텍은 주가수익배율이 10.3배, SSD 모듈 PCB에 집중하는 코리아서키트의 주가수익배율은 29.18배다.

물론, 이들 종목은 발행주식이 2000만주에서 3000만주에 달하는 대형주고, 티엘비는 상장주식수가 492만주에 불과해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현재 거래되고 있는 유사 종목들의 주가수익배율은 참조할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여기에 티엘비가 향후 수익성이 높은 SSD용 제품의 비중을 키워 갈 것으로 보이는 것도 긍정적이다.

티엘비 공모는 신주 89만주, 구주매출 11만주로 총 100만주다. 구주매출은 백성현 대표와 가족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다. 유통 가능물량은 전체의 24.11%라고 회사측은 밝히고 있다. 최대주주 등의 1년 보호예수와 임직원의 의무보유 6개월 등 전체 물량의 약 76%가 제한된다.

서낙영 기자 nyseo67@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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