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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윤웅의 책으로 만나는 세상]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능력

발행일자 | 2020.09.23 08:45
길윤웅 IT전문 잡지 기자
<길윤웅 IT전문 잡지 기자>

코로나19가 이렇게까지 우리 삶을 멈추게 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3개월 지나 끝나지 않을까 했는데 방역 당국은 이번 추석 성묘 대신 집에 머물러 달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언제든 ‘대유행’이 올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거리 두기 방침에 따라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은 힘겹게 하루를 버티고 있다. 정부는 2차 재난지지원금 지급 논의를 하고 있다. 입학식도 제대로 갖지 못한 채 학교에 들어간 학생들과 수능을 앞둔 고3 학생은 올해를 어떻게 기억할까.
 

원격수업 교육연수를 받으며 수업을 하는 선생님들의 수고와는 달리 학생들의 수업 집중력은 약하다. 학력 격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자녀의 수업을 챙겨줘야 하는 저학년 학부모는 고단하다. 모두를 위해 열리지 않은 상태로 2학기가 시작됐다. 1학기보다는 원격 수업 운영에 있어서 진전된 면이 있지만 대면 수업을 따라갈 수는 없다. 교육 당국도 온라인 수업을 위한 플랫폼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학교도 원격수업을 위한 장비구매를 하는 등 다양한 수업 방식을 적용, 수업을 이어가려고 애쓴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원격수업을 위해 화상회의 서비스 활용 교육을 받았던 인천의 한 고등학교 선생님은 구글 클래스룸과 구글 미트를 통해 수업 진행하는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구글 계정이 없던 학교에서 학교 인증을 받고 학생들의 수업참여를 독려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이 학교는 학생들이 없는 빈 교실에서 원격수업 툴 활용 능력을 키우기 위해 자체적으로 교내 연수도 갖고 있다.
 
다만, 생각해볼 것은 원격수업으로 수업일수를 어떻게 맞추면 괜찮은 건가 하는 점이다. 지금 세상은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이전과 다른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장비 활용을 통해 중단 없는 교육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빼놓고 있는 것은 없는지를 점검해 봐야 할 시점이다.
 
빠르게 따라가고, 앞서가는 것에만 몰두하기보다 늦더라도 제대로 방향을 찾아가는 것은 안 되는 일인가. 어떤 사람이 결정을 내릴 때 기준이 되는 것이 가치관이다. 많은 정보가 넘쳐나고 있는 상황에서 더 많은 정보를 학생들에게 밀어 넣으려고만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자. 더 많은 정보와 지식을 제공해주는 것이 교육의 목적인가. 학생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갖는 게 필요하다. 생각이 크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유발 하라리는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 열아홉 번째 제안으로 교육을 언급했다. 유발 하라리는 많은 정보를 밀어 넣는 게 교육의 목적이 되어버린 지금, 정보보다는 정보 이해 능력이 필요하고,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을 구별하는 능력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런 세상에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전수해야 할 교육 내용과 가장 거리가 먼 것이 바로 ‘더 많은 정보’다. 정보는 이미 학생들에게 차고 넘친다. 그보다 더 필요한 것은 정보를 이해하는 능력이고,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의 차이를 식별하는 능력이며, 무엇보다 수많은 정보 조각들을 조합해서 세상에 관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능력이다.”
-392쪽, 유발 하라리의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자신이 받아온 교육을 여과 없이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기계적 학습으로 다져진 삶이 아닌 인간으로서 삶이 균형을 갖도록 비판적인 사고 능력을 키워주는 게 먼저가 되면 안 될까. 우리가 받아 온 교육으로 우리는 어떤 성장을 해왔는가.
 
빡빡한 수업일수를 채우기 위해 분주한 학교 현장에서 벗어나 선생님과 학생이 자유롭게 숨 쉴 수 있는 교육의 목적을 다시 짚어보며, 코로나19를 넘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길윤웅 yunung.kil@gmail.com 필자는 IT전문 잡지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 한글과컴퓨터 인터넷 사업부를 거쳐 콘텐츠 제휴와 마케팅 등의 업무를 진행 했다. 디자인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활동 중. 청소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교육과 제작 활동에 관심을 갖고 산다.

(*이 칼럼은 Nextdaily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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