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최애 영상만 골라 보기’ 기능 제공
AI 큐레이션...토종 OTT에도 도움될까

KT가 토종 OTT 경쟁력 강화에 본격 나선다. 27일 KT는 자사의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시즌(Seezn)의 이용자 행태를 분석해 이를 바탕으로 고객 맞춤형 앱 개편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서는 시즌 2030세대 이용자가 전체 이용자 중 63%로 주를 이루며, VOD 시청과 VOD 유료 구매를 하는 이용자는 전체 중 각각 여성 이용자 비중이 54%와 57%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체 오리지널 콘텐츠 이용자 수는 전년 대비 68% 증가했고, 시청 횟수는 115% 가량 늘었으며, 이용 시간도 174% 이상 성장했다.

KT는 이에 MZ세대를 공략해 원하는 영상을 자유롭게 골라서 볼 수 있는 개인화 맞춤형 기능을 새롭게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300여 편의 드라마와 50여 편의 인기 예능 콘텐츠를 비롯해 명작 영화 50여 편을 필두로 올 연말까지 총 3천여 편 이상의 콘텐츠에서 아티스트 플레이를 지원할 예정이다.

시즌의 주요 기능 [사진=KT]
시즌의 주요 기능 [사진=KT]

‘아티스트 플레이’ 기능은 영상에 등장하는 국내외 스타들의 얼굴을 학습 데이터로 구축해 특정 출연자가 등장하는 장면만 자동으로 모아 보여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다. 주요 출연진뿐만 아니라 까메오로 깜짝 등장하는 스타 배우나 포털의 출연진 정보에서도 노출되지 않았던 숨겨진 조연들의 출연 장면 까지도 모두 골라내어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KT는 AI 기반의 딥 러닝 얼굴 인식 기술을 활용해 영상 콘텐츠에 등장하는 국내외 아티스트 4천여 명의 얼굴을 학습데이터로 구축하고 자동으로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해 시즌에 적용했다.

또 시청 중에 내가 다시 보고 싶은 구간만을 담아 한 편당 최대 10개까지 간직할 수 있는 ‘마이클립’ 기능도 제공한다. 원하는 장면만 골라 클립을 시작점부터 끝점까지 설정해두면 언제든 보고 싶을 때 다시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시청하는 콘텐츠의 탐색 장면을 썸네일로 제공해 원하는 구간으로 손쉽게 이동할 수 있는 ‘구간 미리보기’ 기능도 5초 단위로 보다 촘촘하게 향상됐다.

아티스트 플레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OTT 중에서도 시즌이 가장 먼저 도입된 사례다. 사실 KT는 이보다 앞서, 기존에도 사용자 얼굴 표정에 따른 콘텐츠 추천, 요일이나 시간대, 날씨 등 빅데이터에 따른 콘텐츠 추천 등 고도화된 AI 큐레이션 서비스를 시즌에서 제공하고 있었다. 또 ‘밀실의 아이들’과 같은 실시간 채팅 기반의 생중계 방송 등 양방향 소통 콘텐츠를 제공해왔다. 그동안 개발했던 KT의 AI 기술은 물론, 소통형 미디어 기능까지 시즌에 적극 반영되고 있음이다.

KT 모델들이 올레 tv에서 제공하는 넷플릭스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KT]
KT 모델들이 올레 tv에서 제공하는 넷플릭스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KT]

한편, KT는 이달 초 넷플릭스와의 제휴로 자사 IPTV 가입자들에게 해당 콘텐츠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번 갤럭시 노트20 출시에는 넷플릭스를 3개월 프로모션 혜택으로 내세워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여론에서는 KT의 이 같은 결정이 시즌은 물론 국내 OTT 산업에도 큰 타격을 줄 거라고 비판하는 의견도 많았다. 그러나, KT는 서로 반대되는 성격인 토종 OTT 시즌을 더 강화하겠다는 입장도 이번에 밝힘으로써, 넷플릭스와 시즌 모두 끌고 갈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전략 상 넷플릭스가 지금의 가입자 선택폭을 늘려 경쟁력을 빠르게 강화하는 측면이었다면, 시즌은 자사 AI 기술력을 도입해 이와 결합한 미래 신사업을 준비하는 시도로 해석된다. 현 시점에서는 고도화된 AI 큐레이션을 바탕으로 국내 OTT 산업에 도움을 주는 형태로만 나타났지만, 앞으로는 여기에 발전된 아이디어와 기술이 더해지며 더 다양한 접근과 사업화 모델이 등장할 수도 있다.

KT는 최근 동남아로 지역으로 자사 서비스를 수출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 4월에는 태국 자스민 국룹의 IPTV 사업자 3BB TV 컴퍼니와 태국 내 IPTV 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240억원 규모 IPTV 서비스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 같은 달 대만 통신사 Far EasTone과는 5G 서비스 공동 개발 및 콘텐츠 제휴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시즌 사례처럼 통신기업보다 AI 기업을 지향하는 KT의 전략이 향후 국내외 OTT 시장에는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 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광회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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