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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끝나지 않은 숙제 '기술독립'...'세메스' 방문한 이재용 부회장

발행일자 | 2020.06.30 15:30

일본 수출 규제 1년...소·부·장 역량 강화 주문

삼성전자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술력 확보를 위한 추가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30일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 자회사 세메스(SEMES) 천안사업장을 찾아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생산 공장을 둘러보고 중장기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경영진과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산업 동향 ▲설비 경쟁력 강화 방안 ▲중장기 사업 전략을 논의 후, 제조장비 생산공장을 살펴보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현장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 강호규 반도체연구소장, 강창진 세메스 대표이사 등 삼성의 부품·장비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경영진이 동행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찾아 사업장을 살피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찾아 사업장을 살피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이번 행보가 그동안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소재·부품·장비 분야를 육성해 국내 산업 생태계를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세메스 방문은 일본 수출규제조치 1년이 지나는 시점에서 상징적으로 비춰진다.

세메스는 1993년 삼성전자가 설립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용 설비제작 전문 기업이다. 세메스의 전신은 한국DNS로, 일본의 기술기업 다이닛폰스크린(DNS)과 삼성전자가 1992년에 반도체 장비 국산화를 위해 조인트 벤처를 설립한 것이 모태가 됐다. 현재 세메스는 경기 화성과 충남 천안 등 국내 두 곳의 사업장에 2천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미국 오스틴과 중국 시안에도 해외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의 일본의 수출규제는 국내 기업뿐 아니라, 한국에 소재·부품·장비를 수출하던 일본의 기술 기업들에게도 큰 타격을 입혔다. 이에, 일부 일본 기업들은 한국에서 독립 법인을 설치할 의향도 내비치는 상황이다. 일본 기업과 조인트 벤처로 설립한 세메스가 신경 쓰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메스 천안 본사 전경
<세메스 천안 본사 전경>

최근 이 같은 변화는 더 이상 일본 기술에 의지하지 않으려는 지난 1년 간 보여준 국내 업계의 확고한 태세 전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소재·부품·장비 수급 불확실성이 급격히 커진 지난해 7월 일본으로 직접 출장을 다녀온 직후,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단기 대책 및 중장기 대응 전략을 논의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당시 "흔들리지 않고 시장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자"고 강조하며, 사장단에게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해 시나리오 경영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국내 반도체 업계와 협력사들은 이 같은 역량 강화에 동참했고, 이는 곧 정부와 연계한 강력한 국내 기술독립 정책이 추진되는 시발점이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찾아 구내식당에서 임직원들과 식사를 함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찾아 구내식당에서 임직원들과 식사를 함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그러나, 축배를 들기는 아직 이르다. 이재용 부회장은 현장에서 "불확실성의 끝을 알 수 없다. 갈 길이 멀다. 지치면 안된다. 멈추면 미래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간의 성과는 앞으로 해소해야 할 불확실성에 비해 여전히 미약하다는 의미다.

이 부회장은 지난 15일 삼성전자 반도체 및 무선통신 사장단과 연달아 간담회를 가진 이후, 19일에는 반도체 연구소, 23일에는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아 중장기 전략을 논의하는 등 위기 극복 및 미래 준비를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방문했던 거의 모든 사업장 내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사업장 곳곳을 살피는 한편, 임직원들과도 가까워지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광회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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