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IPTV와 클라우드 게임 결합 시도에 분주
글로벌 IT기업 이해관계와 콘솔게임 생태계 맞물려

LG유플러스가 IPTV와 클라우드 게임 결합에 적극 나서고 있다. 5G 클라우드 게임 지포스나우(GeForce NOW)를 집에 있는 IPTV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LG유플러스(대표 하현회)는 현재 서비스 중인 ‘지포스나우’를 5G 휴대폰, PC버전에 이어 U+tv 버전을 오는 28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지포스나우 이용자들은 IPTV 큰 화면에서도 고화질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지포스나우 IPTV 버전은 U+tv UHD3 셋탑박스와 태블릿PC인 U+tv 프리2 모델을 지원하며, 지원 모델은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LG유플러스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지포스나우’를 5G 휴대폰, PC버전에 이어 U+tv 버전을 오는 28일 출시한다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지포스나우’를 5G 휴대폰, PC버전에 이어 U+tv 버전을 오는 28일 출시한다 [사진=LG유플러스]

‘클라우드 게임’은 게임에 요구되는 사양을 모두 서버에서 감당하고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플레이하는 서비스로, ‘스트리밍 게임’이라고도 불린다. 이용자는 게임 플레이에 필요한 고사양 PC를 갖추거나 설치가 필요 없고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만 연결되면 각자 보유한 다양한 스마트기기(스마트폰, 노트북PC, 태블릿 등)를 통해 게임 서버에 접속이 가능하다. 5G 상용화 이후 초저지연 통신이 가능해지면서, 클라우드 게임은 5G 시대 대표 서비스로 부각되고 있다.

클라우드 게임 개발을 선언한 대표적인 기업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 아마존 등이 꼽힌다. 지포스나우는 이 중 엔비디아에서 개발한 글로벌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으로 국내에서는 현재 LG유플러스에서 독점 서비스하고 있다. 유명 고사양 PC게임의 생동감 넘치는 레이 트레이싱 화면을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다.

클라우드 게임은 다양한 스마트기기로 실시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서버접속만 지원하므로, PC가 아니라면 보통 게임 조작에 필요한 도구를 따로 준비해야 한다. IPTV에서도 실제 게임플레이를 위해서는 별도의 게임패드가 필요하며, 기기와 연결 가능한 블루투스 무선 게임패드나 기존 유선 패드 모두 호환 가능하다.

◇ 지포스나우 카드 꺼낸 LG유플러스, 가입자도 더 늘어날까

지포스나우는 지금까지 5G 서비스로 강조돼왔지만, 이번 LG유플러스의 발표는 자사 와이파이나 유선인터넷 기반에서도 스트리밍 게임 플레이를 지원한다는 사실을 함께 내포하고 있다. 이는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는 기기를 확대해 가입자 수를 더욱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도 “모바일과 PC, IPTV까지 최다 N스크린 서비스 제공을 시작하며, 국내 클라우드 게임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 지포스 나우 [사진=엔비디아]
엔비디아 지포스 나우 [사진=엔비디아]

여기다 부담 없는 가격도 경쟁력이다. 최근 LG유플러스는 요금제에 지포스나우 베이직을 추가하며 사실상 무료화 했다. 이 상품은 월 이용료 없이 무료 이용 가능하며, 한번 플레이 시 최대 1시간의 연속 플레이가 가능하다. 시간이 경과하면 재접속 후 이어서 이용할 수 있고 플레이 횟수에 제한은 없다.

서비스 범위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포스나우 베이직 출시 시점에 타사 가입자들에게도 PC에서 지포스나우 접속을 허용하는 추첨 이벤트도 함께 진행한 바 있다. LG유플러스에서만 누릴 수 있는 차별화 서비스 알리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또, 기존 자사 5G 또는 기가급 인터넷 가입자 대상으로만 제공하던 지포스나우 가입 대상을 광랜(100Mbps) 요금제까지 확대했고 13일부터 해당 요금제 가입자도 ‘지포스나우 베이직’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 N스크린 전략, 콘솔까지 시장 확대하는 통신사들

지포스나우를 IPTV에서 이용하게 되면 ‘데스티니 2’, ‘유로트럭 시뮬레이터 2’ 등의 고화질, 고용량의 게임을 큰 TV 화면에서 플레이 할 수 있어 보다 몰입감 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집에서 ‘오버쿡! 2’, ‘철권7’, ‘컵헤드’ 등 다인용 게임을 가족, 친구들과 함께 여럿이서 플레이 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 같은 특징은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급격하게 성장하기 시작한 콘솔 게임의 특징과도 같다. 심지어, 게임패드를 사용하는 것까지도 똑같다.

클라우드 게임이 IPTV까지 저변을 넓힘에 따라, 기존 닌텐도 스위치, 플레이스테이션4, 엑스박스 원 등 기존 콘솔게임 유저까지 품을 수 있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이중 닌텐도 스위치는 지포스나우를 개발한 엔비디아에서 콘솔용 칩셋을 독점 공급해 생산되고 있는 제품이다. 업계 이해관계를 볼 때, 향후 지포스나우에서 닌텐도 스위치 게임까지 스트리밍으로 제공하게 될 거란 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지난해 9월 4일 엑스클라우드 국내 서비스를 발표한 (왼쪽부터)김진우 SK텔레콤 서비스혁신지원그룹장, 카림 초우드리 MS 클라우드 게임 총괄 부사장, 유영상 SK텔레콤 MNO 사업부장, 전진수 SK텔레콤 5GX서비스사업단장이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지난해 9월 4일 엑스클라우드 국내 서비스를 발표한 (왼쪽부터)김진우 SK텔레콤 서비스혁신지원그룹장, 카림 초우드리 MS 클라우드 게임 총괄 부사장, 유영상 SK텔레콤 MNO 사업부장, 전진수 SK텔레콤 5GX서비스사업단장이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흥미롭게도, 클라우드 게임으로 콘솔 시장까지 저변을 넓히려는 시도는 SK텔레콤과 KT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협업해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를 시범 서비스하고 있고, KT에서는 대만 유비투스와 협업해 ‘5G 스트리밍 게임’을 출시했다.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콘솔 엑스박스 게임을 클라우드 게임화 한 것이고, 유비투스는 닌텐도 스위치에 스트리밍 게임을 제공하고 있는 곳이다.

LG유플러스의 최근 동향을 볼 때, 통신사들이 자사 IPTV까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영역을 확대해 넓히려는 건 분명하다. 이는 기존 IPTV에서 VOD에 이어,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를 제공하고 있는 것과 더불어, 이제는 게임까지 포함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게임도 실시간 스트리밍이 가능해진 만큼, 사실상 동영상과 같은 콘텐츠 상품으로 대하고 있는 것이다.

김광회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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