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놀음에 급급한 광고업계 현실 반영돼
광고플랫폼 정책 변화 없이는 계속될 전망

넥스트데일리와 비플라이소프트가 한 주간 네이버 포털의 IT/과학 뉴스를 대상으로 주요 이슈와 댓글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게재한다.<편집자>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한 주간 IT/과학 분야의 주요 이슈를 통해서 살펴본 주요 키워드는 삼성전자와 애플 등 세계 IT공룡 기업의 신제품 출시·반응 소식이 이어진 가운데, 코로나19 감염증과 치료제 및 백신 개발 현황이 꾸준히 언급됐고 지난주 이슈인 넷플릭스 망중립성, 게임시장 성장세 등 산발적인 이슈 전개가 이뤄졌다. 중국모바일게임 선정성 광고 논란은 기사 수는 적으나 폭발적인 여론 반응을 보였다.

IT/과학 뉴스 주요 키워드 [자료=비플라이소프트]
IT/과학 뉴스 주요 키워드 [자료=비플라이소프트]

이러한 어휘 빈도를 중심으로 선정한 IT/과학 분야 주간 주요 이슈 다섯 가지는 아래와 같다.

IT/과학 분야 주요 이슈 TOP5 [자료=비플라이소프트]
IT/과학 분야 주요 이슈 TOP5 [자료=비플라이소프트]

◇ 주요 이슈 브리핑

- UDC(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 스마트폰 경쟁

폴더블폰처럼 신형 기기의 핵심 신기술로 꼽히는 UDC(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가 주목받고 있다. UDC기술을 채택하면 전면 카메라를 화면 안에 숨길 수 있어 ‘진정한 풀스크린’이 될 수 있다. 샤오미, 노키아, 삼성전자 등 세계의 공룡IT기업이 신형 제품에 UDC를 적용하려는 의지를 보여 향후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의 중점이 될 전망이다. 홍보기사도 많이 쏟아져 나왔고, 기술을 분석하는 보도도 종종 보였다.

- 길리어드, 렘데시비르 임상 중단

판데믹 시국에서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은 계속적으로 높은 관심을 끌고 있는 와중에 렘데시비르 중국 임상 실패(중단)이라는 보도가 들려왔다. 미국 길리어드社의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의 가장 유력한 치료제로써 미국과 중국에서 임상실험 중이었다.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가 중국에서 임상에 실패했다는 소식이 WHO에서 잠시 공개됐다 내려갔고, 길리어드는 실패가 아니라 중단이라며 강력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그러나, 뉴욕 증시 등은 이미 큰 폭으로 내려가며 시장 참여자들의 절망을 반영했다.

- 네이버 ‘음원 이용자 중심 정산방식’ 도입

네이버 ‘내돈내듣’ 캠페인도 많은 관심을 받은 이슈 중 하나였다. 네이버의 음악듣기서비스 플랫폼 ‘바이브’에서는 상반기 중으로 현행 ‘비례 배분’방식에서 ‘이용자 중심’ 방식으로 정산방식을 바꾼다고 공지했다. 비례배분방식은 총 재생 횟수에 따라 저작권료 단가가 정해지기 때문에 상위 차트 음악이 수익을 독식하는 반면 이용자 중심 방식은 총 재생 횟수와 관계없이 이용자 개인이 재생한 횟수만을 기준으로 저작권료 단가가 정해진다. 업계에서는 사재기나, 듣지도 않으면서 틀어놓아 곡을 상위 차트로 올리는 ‘스밍 총공’ 등 업계 왜곡이 사라질 것이라는 분위기다.

- 건조기 시장 열풍

시장 변화를 또렷하게 반영하는 홍보성 기사가 많았다. 최근 수 년 사이 세탁기에 포함돼 있던 건조기능이 건조기 단독 가전으로 독립하면서 삼성과 LG의 건조기 경쟁이 이어졌는데, 이번에는 하나로 합친 콘셉트로 경쟁하고 있다. 삼성은 이미 ‘그랑데 AI’라는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내놨고 LG도 이에 질세라 ‘LG 트롬 워시타워’를 출시한다고 밝혀 맞불을 놓았다. 업계는 일체형 제품이 각 기능을 따로 사용할 때보다 전기도 아낄 수 있고 건조 시간도 줄어드는 등 에너지효율에서 유리하다고 전했다. 여론또한 해당 홍보 기사에 흥미를 보였다.

- 중국 모바일 게임 유해 광고 논란

지난 2월 한 번 논란이 됐던 바 있는 중국 모바일 게임의 광고가 다시금 이슈가 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청소년까지 게임 이용이 늘어난 상황에서 광고의 선정성 뿐 아니라 광고 내용과 실제 게임의 내용이 다른 등 국내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자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논란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플랫폼사업자에 시정권고를 내렸지만 중국에 있는 본사에 직접 재제를 할 수 없어 상황이 어렵고, 비슷한 이슈가 반복되고 있어 기사의 보도량 자체는 많지 않았음에도 가장 폭발적인 여론 반응이 일어났다.

◇ 주요 이슈 빅데이터 분석

이번 주 다섯 가지 주요 이슈 중에서는 중국 모바일 게임 유해 광고 논란을 선정했다. 중국 모바일 게임은 그간 선정적 광고나 광고 내용과 실제 게임 내용이 다른 마케팅이 비일비재했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34조 1항 ‘등급을 받은 게임물의 내용과 다른 내용의 광고를 하거나 그 선전물을 배포·게시하는 행위’는 적발 대상이지만 국내에 자사나 대행사를 두지 않아 규제를 할 수 없었다. 그러다 이번에는 유통을 막아버리기로 한 것인데, 선정적 광고와 모바일게임 유통 규제에 대한 여론을 파악할 수 있었다.

주제와 관련, 머니S의 <"속옷 광고도 아니고"… 여전히 정신 못 차린 중국 게임사>, THIS IS GAME의 <'왕이되는자', '왕비의 맛' 같은 저질광고는 왜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나올까?> 등에서 총 662개의 댓글을 수집했다.

댓글 주요 키워드 TF-IDF [자료=비플라이소프트]
댓글 주요 키워드 TF-IDF [자료=비플라이소프트]

어휘적으로 살펴보면, ‘중국’ ‘게임’ ‘광고’ 다. 중국 게임 광고 자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고 볼 수도 있고, 각기 중국과 게임과 광고에 대한 의견이 많이 개진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직접 댓글을 살펴보면 ‘중국’과 ‘광고’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그 다음으로 눈에 띄는 어휘가 ‘짱깨’와 ‘유튜브’인데, 앞서 ‘중국’에 관한 논의는 반중감정과 혐오표현이 드러나며 ‘광고’는 ‘유튜브’ 어휘와 맞물려 선정적인 광고를 보지 않기 위해 유료 서비스를 결제했다는 맥락이 등장한다.

주요 댓글 키워드에 대한 워드 클라우드 [인포그래픽=비플라이소프트]
주요 댓글 키워드에 대한 워드 클라우드 [인포그래픽=비플라이소프트]

의미 구성을 살펴보면 단순 어휘 빈도로 보았을 때 다소 모호하던 맥락이 분명해진다. 댓글 여론은 크게 네 가지 그룹으로 나뉘는데, 성별 간 갈등을 보이고 있는 두 그룹은 서로 모순된 논지를 지니고 있다. [여자][남자][속옷][탈레반]으로 구성된 맥락은 [여자]들은 속옷 [광고]까지 문제를 삼을 것이냐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고 해당 기사의 논지인 선정성 광고 재제에 반대하는 맥락이다. 이에 비해 [페미][규제][금지]로 이뤄진 축은 ‘페미니스트면서 이런 선정적 광고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느냐’는 논지를 보여 일관되지 못하고, 이슈의 본질에 집중하기보다 적으로 삼은 집단을 무조건 비난하는 방식을 드러내고 있다.

주요 댓글 키워드에 대한 의미 네트워크 분석 [인포그래픽=비플라이소프트]
주요 댓글 키워드에 대한 의미 네트워크 분석 [인포그래픽=비플라이소프트]

그 외 다른 두 축인 [수입][중국][쓰레기][게임][광고][유튜브]는 중국에서 수입해온 게임들의 질이 안 좋다는 비난을 하고 있고, [노출][제한][선비]로 이뤄진 축은 해당 광고 정도가 드러낸 선정성은 어떤 문제도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같은 광고를 두고 적절하다, 적절하지 못하다는 의견이 갈려 격렬한 논쟁을 벌이고 있으나 중국 수입 게임의 광고를 지적하는 의견은 유튜브 유료 결제를 해서 광고를 피한다거나 집에 아이가 노출될까 걱정이라는 식의 구체적인 회피/걱정 사례가 동반돼 좀 더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특히 중국 게임 회사가 한국 법망과 규제를 회피하는 현실에 비해 한국 게임이 중국에서는 서비스허가가 잘 나오지 않고, 중국 수출 비중이 11년간 60.5%에서 30%로 추락하는 등 무역에서 ‘기울어진 운동장’ 지형이 된 점과 함께 비판받고 있다.

제공=비플라이소프트
제공=비플라이소프트

◇ 광고, 보기 싫으면 돈을 내라?

유튜브를 포함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주요 SNS 채널 중간광고를 통해 볼 수 있는 게임 광고의 선정성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전부터 단골로 등장했다.

또한 이 같은 현상은 본래 게임만의 문제도 아니었다. 규제를 피할 수 있는 분야 어디서든, 조회수와 유입율 등의 성과로 포장될 수 있는 광고 전 영역에서는 이러한 도를 넘는 표현의 자유가 날뛰었다. 단지 도가 지나치면 어김없이 규제가 가해졌고, 수위조절을 시작하는 패턴이 반복됐을 뿐이다.

하지만, 유튜브와 페이스북과 같은 외산 SNS 광고플랫폼에서는 이런 규제를 기대하기 어렵다. 문제가 되면 간판만 바꿔 다시 영업하면 된다. 패널티는 여전히 약하고, 지금도 일부 광고·홍보업계는 더 많은 조회수와 유입률이라는 결과값을 만들기 위해 사실과 전혀 관계없는 제목이나 영상으로 낚시를 하거나, 네티즌의 어그로를 끄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

이들에게 네티즌이 무슨 반응을 보이든, 육두문자로 날리며 악플을 달든 이런 광고를 만든 대행사들에겐 큰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그 자체가 이들에게는 감사하게도 돈이 될 뿐이다. 선정성 높은 자극적인 광고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시청했고 광고되는 게임을 설치했다는 사실에만 주목한다. 무슨 광고든 오직 숫자로만 그들의 능력을 말할 뿐이다.

광고는 공익광고처럼 사람을 좋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목적과 결과만 쫓는 오늘날의 SNS 마케팅 기법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뭔가 괴이한 괴물들을 만들어낸 듯하다. 심지어, 변화한 세태 속에서 이 신종 괴물들은 SNS라는 신개념 엑셀에 기록된 '조회수'와 '좋아요'라는 새로운 숫자를 능숙하게 다루는 데이터 애널리스트처럼 칭송받고 있다.

네티즌을 단지 엑셀에 기록된 숫자처럼 바라보는 이들에게 변화를 줄 방법은 없을까. 생각해보면 결국 직접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광고 플랫폼에서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안타깝지만, 이들은 현재의 광고정책을 바꿀 의무도 없으며, 그렇게 할 이유에도 관심이 없다.

웹브라우저에서 보는 뉴스 기사에 뜨는 구글 광고는 적어도 네티즌의 의견을 전달할 창구가 있다. 그러나, 유튜브 중간광고는 그렇지 않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등 다른 SNS도 사정은 비슷하다. 그나마, 유튜브 프리미엄처럼 일부 플랫폼에서 광고차단 유료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안이 주어질 뿐이다.

이처럼 플랫폼 사업자는 그들에게 중요한 돈벌이가 되고 있는 광고도 허락하면서, 이용자에게 광고를 차단하는 유료서비스를 권하고 있는 묘한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둘 다 포기하기 않은 채 두 집 살림하듯 이익을 실현하고 싶은 SNS 플랫폼 사업자의 속내가 무엇인지 알 듯도 하다. 아마도, 현재의 광고정책 행태가 플랫폼 사업의 이익추구와 반대된다는 결론에 도달하지 않는다면, 이들이 먼저 앞장서서 변하려 하진 않을 것이다. 이들에게 도덕이란 오직 이윤추구다.

이번 빅데이터 분석은 비플라이소프트가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모니터링 분석 솔루션인 '위고몬(WIGO MON)'이 사용됐다. 네이버 뉴스 콘텐츠 제휴 매체 가운데 IT/과학분야에서 많이 본 뉴스 기준으로 데이터를 추출했다.

김광회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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