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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차를 앞두고 있는 Mnet의 예능 프로그램 '내 안의 발라드'

발행일자 | 2020.03.25 13:04

21세기에 들어 방송은 종전과는 사뭇 다른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2006년에 첫 전파를 탔던 MBC의 '무한도전'을 시작으로 2007년 KBS에서는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을 선보였고, 시청자들의 주말 저녁을 책임지는 각 방송사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였었다.

그렇게 시작되었던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은 발전을 거듭하며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각 분야의 유명인들을 출연시켜 각각의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색다른 매력을 뽑아내어 높은 인기를 구가해 왔다.


2월 21일부터 방영되기 시작한 Mnet의 '내 안의 발라드'도 그러한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의 계보를 잇는 하나의 콘텐츠가 아닌가 한다.

노래 실력은 조금 부족해도 음악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대세 예능인 6인의 발라드 앨범 도전기라는 소개에 걸맞게 이종 격투기 선수 김동현, 개그맨 문세윤, 작곡가 유재환, 배우 윤현민, 아나운서 장성규, 모델 주우재 등 최근 예능의 대세라 할 수 있는 방송인 여섯 명이 출연한다.

개인적으로 과거에는 예능 프로그램의 메인으로 대접받지 못했던 '내 안의 발라드' 출연자들이 해를 거듭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최근에 들어 고정된 게스트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척 기대를 하였던 작품이다.

Mnet '내 안의 발라드' 제작발표회 현장 / 사진 : 정지원 기자
<Mnet '내 안의 발라드' 제작발표회 현장 / 사진 : 정지원 기자>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커서였는지 방송 초반 부족한 개연성과 이해되지 않는 콘셉트 설정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가장 중점을 두었던 것은 출연자 각각이 가지고 있는 기존 예능의 이미지가 '내 안의 발라드'에서 어떻게 반영될는지에 대한 것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시청자들에게 고착되어 있는 이미지를 벗어나는 것에 실패한 듯 보였다.

첫 화에서 출연자 여섯 명이 처음 모여 진행자인 한혜진에게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듣는 장면이 나왔는데 프로그램의 콘셉트에 대해 진행자는 너무 제한적으로만 이야기를 하고 나머지 출연자들은 모두 추측성의 발언만 할 뿐 '내 안의 발라드'가 어떠한 프로그램인지에 대한 직관적인 해석이 없었다.

출연자들이 섭외 단계에서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와 진행 과정을 안내받지 못했다는 것인가 하는 의문과 함께 방송을 보는 내내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어 답답했던 기억이 있다.

사실 이 답답함은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도 느꼈던 것이었다. 출연자들을 소개하고 각각의 개성 넘치는 대세 예능인들이 모여 발라더로서의 변신을 꾀한다고는 했지만 그 과정이 어떻게 진행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없이 '좌충우돌 성장기' 정도의 느낌만을 받았었다.

Mnet '내 안의 발라드' 제작발표회 현장 / 사진 : 정지원 기자
<Mnet '내 안의 발라드' 제작발표회 현장 / 사진 : 정지원 기자>

한혜진의 진행은 MBC의 '나 혼자 산다'를 떠올리게 했고 주우재와의 관계에서는 KBS Joy의 '연애의 참견'이 오버랩되었다. 김동현은 노래 연습 과정에서 동료 격투기 선수들과의 모습들이 조명되어 좋았으나 여전히 좀 모자라는 동네 형 같은 이미지를 '내 안의 발라드' 제작진이 탈피시킬 생각은 없어 보였다.

문세윤의 모습은 Comedy TV의 '맛있는 녀석들'을 연상시키는 자막들과 CG 처리로 점철되어 있었고 뛰어난 노래 실력 보다 그의 먹성이나 개인기 등에 중점을 두는 듯한 흐름에 아쉬움이 남았다. 유재환 역시 초반에는 작곡가로서의 음악적 열의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외모적인 변신에 대한 거론이 대부분이었기에 프로그램 콘셉트의 진정성이 의심되기까지 했다.

윤현민은 운동선수에서 배우로 거기에 노래까지 잘하는 만능 캐릭터, 구원투수 같은 느낌으로 그려지는데 오히려 사기 캐릭터라는 느낌이 강해 버라이어티 예능이라면 가져야 하는 인간적인 모습에 대한 매력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선넘규'로 셀럽의 반열에 오른 장성규는 감정선을 살려야 하는 발라더로서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었으면 했는데 1차 미션을 참가하지 못해서인지 마치 서브 진행자인 양 느껴져 속상했다.

출연자 중 가장 나이가 적은 주우재의 경우 '풀피리', '주울재' 등의 나약한 모습에 포커스가 맞춰지고 억지로 만들어낸 듯한 별칭은 그가 여태까지 쌓아온 방송 이미지에 마이너스적인 요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게 했다. 주우재의 너무나도 인간적인 모습은 계속 비교 대상으로 보이는 윤현민과 적절히 믹스되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글의 서두에서 언급했던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의 시초였던 '무한도전'이나 '1박2일'은 처음 대중에게 선을 보였을 때 연예인들의 사적인 모습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의 방송은 계속적으로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터무니없다 느꼈던 콘셉트에 시청자들이 적응되어 갔다.

Mnet '내 안의 발라드' 제작발표회 현장 / 사진 : 정지원 기자
<Mnet '내 안의 발라드' 제작발표회 현장 / 사진 : 정지원 기자>

'내 안의 발라드'를 첫 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보아왔다면 이제서야 이 프로그램이 어떠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에 대해 희미하게나마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냥 우연히 지나치다 잠깐 프로그램을 보게 된다면 출연자들이 무엇을 하는 것인지 명확히 알기가 어려울 것이다.

어떠한 연유로 신승훈 마스터가 함께하게 되었는지 신승훈 마스터의 빈자리를 왜 이석훈이 채우게 되는 것인지 아직 노래도 나오지 않았는데 갑자기 앨범 재킷 촬영은 왜 하는 것인지 경연 미션의 무대에서는 왜 또 갑자기 백지영 마스터와 하동균, 산들, 김재환이 나오는 것인지 이 모든 것들이 어찌하여 그러한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예고의 단계에서 갑작스레 AB6IX의 이대휘나 SF9의 로운과 인성, 여자친구 멤버들이 출연자들의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고 리액션을 하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는데 새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심을 고취시키고자 하는 의도는 알겠으나 발라드 가수도 아닌 아이돌 멤버들의 리액션이 '내 안의 발라드'와 어떠한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인지에 대한 안내가 필요했다. 단순히 이슈를 위한 것이었더라도 말이다.

물론 출연자의 참여 계기나 경연 곡 선택에 대한 비하인드스토리를 보여주고 발라더로서 무대 위에 서는 출연자들의 긴장되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비추면서 '내 안의 발라드'라는 프로그램이 가져갈 수 있을 '진정성'이라는 것에 대해 4회차 무렵 미약하게나마 파악되기는 하였다.

함께 경연을 준비하고 첫 경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출연자들의 관계가 돈독해져가는 듯한 느낌도 들기 시작했고 방송이 시작되고 한 달여가 지난 지금에야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이 나타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렇게나 멀고 커다랗게 빙빙 돌아서 왔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나라는 사람을 가장 혼란스럽게 만들었던 회차는 바로 지난주인 3월 20일에 방송된 회차분이었던 것 같다. 전편인 4회차의 경연 무대로 전해졌던 출연자들의 진심과 발라드라는 장르를 대하는 그들의 마음가짐이 이제야 온전히 시청자들에게 전달되는가 싶었는데 다음 경연인 '듀엣 무대'를 위한 '춘계 워크숍'이라는 것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며 듀엣으로 연결된 출연자들의 팀별 연습은 부수적인 것이 되어 버렸다.

'춘계 워크숍'이라는 명목으로 출연자들이 갑작스레 게임을 하는 상황을 보고는 여러 가지 예능 프로그램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지압 슬리퍼를 신고 줄넘기는 하는 대목에서는 틀에 박히고 비슷비슷하게 진행되는 아이돌 가수들의 재미없는 리얼리티가 떠오르며 고개를 가로저을 수밖에 없었고 팀복에 프린트된 프로그램 타이틀 글자는 MBC의 '전지적 참견 시점'의 그것을 연상시켰다.

게다가 문세윤이 속한 '초록 괴물'팀의 팀별 연습은 상대인 김동현의 부재로 보컬 트레이너인 박은환이 함께하는 최악의 수를 두었다. 이렇게 방송이 나가고 6회차에서 갑자기 듀엣 경연 무대가 나온다면 출연자들의 팀별 연습은 짧은 에피소드로만 취급되고 마는 상황이 될 것이다. 김동현과 문세윤의 팀별 연습 과정은 시청자들이 짧게라도 방송을 통해 볼 수는 있을는지 걱정이 앞선다.

시작 단계에서 출연자들의 버팀목이자 정신적 지주이며 멘토로 활약할 것처럼 등장했던 신승훈의 모습을 언제쯤 다시 볼 수 있을지도 무척이나 궁금할 따름이다. 만에 하나 '내 안의 발라드' 관계자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가볍게 훑어보고 단순한 안티 성향의 글로 치부하지 말아주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내 안의 발라드'가 가지는 새로운 시도와 콘셉트에 대한 기대가 컸기에 조금이나마 시청률이 올랐으면 하는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는 애청자의 쓴소리라 생각해 주면 좋겠다.

Mnet '내 안의 발라드' 제작발표회 현장 / 사진 : 정지원 기자
<Mnet '내 안의 발라드' 제작발표회 현장 / 사진 : 정지원 기자>

서로 다른 분야의 출연자들이 하나가 되어 발라드 가수로의 꿈을 키우며 성장해 나아간다는 주제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하고 진심으로 바란다. 예능이라고 해서 재미나 개그 요소를 더하거나 다른 예능 프로그램들을 뒤섞은 듯한 느낌을 주지는 않았으면 한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출연자들이 과거에 노래를 부르는 것과 관련하여 활동했던 이력을 보다 세심하게 재조명한다거나 출연자들이 진실된 자세와 태도로 '내 안의 발라드'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며 단순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식 앨범을 내고 발라드 가수로서 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시청자들도 알 수 있게 연출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청자들에 대한 제작진의 친절함이다.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입장에서 방송을 만들기 보다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고민을 해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이미 많이 보아왔던 식상한 예능은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기 어렵다.

 오세정 라이프&컬처팀 기자 tweety@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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