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부품의 자체 생산 비중 적은 애플, 리퍼폰에 쓸 수리 부품 수급난 겪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애플이 수리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교체용 아이폰 부족에 직면했다.

5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익명의 애플 직원과 진행한 통화에서 애플은 자사 스토어 기술지원 직원들에게 교체용 아이폰 공급이 2~4주 정도 지연될 것이라고 전해졌다.

교체용 아이폰은 고장난 아이폰을 애플 스토어에 가져왔을 때 제공하는 리퍼폰이다. 이 아이폰은 중고폰과 달리, 기존 매장에서 보유하고 있던 동일 모델의 아이폰에서 문제가 있는 부품만 재사용 부품으로 조립한 것이다. 애플에서는 아이폰을 바로 수리할 수 없는 경우에, 이 같은 교체용 폰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행사에서 팀 쿡 애플 CEO가 아이폰11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자료: 애플)
지난해 9월 행사에서 팀 쿡 애플 CEO가 아이폰11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자료: 애플)

교체용 아이폰 부족은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으로 인해 벌어진 최초의 공급부족 사례로 꼽히고 있다. 애플의 협력사들은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잠시 생산을 중단했지만, 이미 여러 면에서 애플 재고 확보에 무리를 준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의 아이폰 11과 아이패드 프로의 생산 라인도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애플 스토어에 비치된 개별 부품도 부족한 상태라면 평소 정상적으로 처리되던 가벼운 수리조차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는 최신 아이폰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아니더라도, 기존 애플 제품 사용자까지 피해가 갈 수 있음을 의미하며, 가장 눈에 띄는 문제 신호가 될 수 있다.

애플은 경쟁사에 비해 핵심 부품의 자체 생산 비중이 매우 적고, 중국 폭스콘 등을 통한 위탁생산 의존도 역시 아주 높다. 특히 애플은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컨퍼런스 콜에서 2020년 2분기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으며, 팀 쿡 애플 최고 경영자(CEO)도 전 세계 아이 폰 공급이 일시적으로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리퍼폰까지 코로나19 영향이 미칠 거라곤 예상하지 않았다.

폭스콘 본사
폭스콘 본사

다만,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이 코로나19로 인해 문을 닫은 중국 내 애플 스토어가 대부분 재개장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애플이 최대 4주간 공급부족 기간을 예상했기 때문에 그 사이에 리퍼폰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 파악되고 있는 리퍼폰 부족 현상과 다르게, 공급 문제를 예상보다 빠르게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폭스콘은 지난 3일 이달 내로 생산시설 가동률이 평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류 영 폭스콘 회장이 직접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주요 애플 공급체인 중 하나인 '다이얼로그 세미컨덕터(Dialog Semiconductor)'도 이달 내로 생산시설 가동률을 100%로 회복할 예정이라고 4일 발표했다.

김광회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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