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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리포트]판 커지는 OTT, TV 리모컨 잡는다

발행일자 | 2020.01.21 00:00

'TV로 보는 OTT', 'OTT로 보는 TV' 될까

사진=구글
<사진=구글>

10년 전만 해도 집에서 여가를 즐기는 방식은 대부분 TV방송을 보다 가끔 주문형 VoD를 보는 게 일상이었다. 지금은 본방사수 대신 손에 들린 스마트폰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이용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일부 OTT에서는 실시간 방송도 볼 수 있으니, 폰에서 TV도 보는 세상이다. TV 역할도 조금씩 바뀌어 왔다. 초기에는 기존 TV 경험을 넘어서자는 취지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새로운 경험이 앞으로의 TV를 재정의한다.

김광회 넥스트데일리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 대화면 OTT의 시작, 구글 TV

TV로 OTT를 보는 기술은 2010년에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TV에 이식한 '구글 TV'로 시작됐다. TV를 마치 스마트폰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하려는 이 시도는 검색을 통해 정규방송과 VoD부터 유튜브, 넷플릭스 등의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까지 볼 수 있었다. 이는 기존 TV를 넘어서는 새로운 경험을 시장에 제시한 사건이었고, OTT(Over the Top)라는 용어도 여기서 유래했다.

구글은 지난해 7월 크롬캐스트와 안드로이드 TV에서 아마존 프라임비디오(Prime video)를, 아마존 파이어 TV(Fire TV)에서는 유튜브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구글]
<구글은 지난해 7월 크롬캐스트와 안드로이드 TV에서 아마존 프라임비디오(Prime video)를, 아마존 파이어 TV(Fire TV)에서는 유튜브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구글]>

구글 TV는 진통을 겪으며 현재의 '안드로이드TV(2014년 발표)'로 발전했다. 그리고 구글은 앞서 2013년에 미러링이 아닌 캐스팅 방식의 OTT 단말 '크롬캐스트'를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캐스팅은 스마트폰에서 인터넷 주소정보만 받은 OTT단말이 클라우드에 저장된 동영상을 직접 스트리밍한다. 미러링보다 시청 경험이 좋고 스마트폰을 TV 근처에 두지 않아도 다른 일을 봐도 상관이 없었다. 특히 셋톱박스가 내장된 비싼 일체형 스마트 TV를 구매하지 않고 일반 TV나 모니터에서 저비용 OTT 감상이 가능해졌다는 데서 큰 의의가 있었다.

구글에서 개발한 셋톱박스 넥서스플레이어를 통해 TV에서 안드로이드 OS를 구동한 모습 [사진=네이버]
<구글에서 개발한 셋톱박스 넥서스플레이어를 통해 TV에서 안드로이드 OS를 구동한 모습 [사진=네이버]>

실제로 일부 소비자는 일반적인 IPTV 대신 안드로이드TV를 지원하는 셋톱박스를 더 선호하기도 한다. 독립기기다보니 디스플레이를 바꾸더라도 언제든 새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크롬캐스트부터 일부 기기는 콘텐츠를 보완하는 다양한 기능까지 지원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동영상 보기 외에 게임 지원도 포함된다. 시중에서는 이 같은 셋톱박스(OTT 단말)를 흔히 '안드로이드TV 박스'라고 부르고 있다. 국내의 경우, KT스카이라이프(서비스 종료), LG헬로비전(구 CJ헬로비전), 딜라이브 등 유선방송사들이 안드로이드TV 박스를 도입하며 실시간 방송까지 제공하고 있다.

또한 크롬캐스트에서 착안한 다양한 안드로이드TV 박스가 선보여지고 있다. 이 중 국내에선 샤오미 미박스, 애플 TV 4K, 엔비디아 쉴드 TV가 유명하다. 유선방송사에서 제공하는 뷰잉, 딜라이브 플러스 등도 널리 알려져 있다.

◇ 안드로이드TV 박스, 기기별 감상법

최근 출시된 구글 크롬캐스트 3세대(왼쪽)와 상위모델 크롬캐스트 울트라 [사진=아마존]
<최근 출시된 구글 크롬캐스트 3세대(왼쪽)와 상위모델 크롬캐스트 울트라 [사진=아마존]>

안드로이드TV 박스의 원조 구글 크롬캐스트는 상위모델에서 최대 4K 화질까지 지원하며 OTT를 즐기는 가장 간단한 방식이다. 사용자가 직접 조작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는 없고, 크롬캐스트 지원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서만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지원 앱도 한정적이다.

샤오미 미박스 S [사진=아마존]
<샤오미 미박스 S [사진=아마존]>

가성비가 높은 샤오미 미박스는 KT스카이라이프의 OTT 텔레비(TELEBEE)를 지원했던 기기다. 텔레비는 지난해 9월에 서비스가 종료됐지만, 미박스에서는 지금도 안드로이드TV를 통한 OTT를 계속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출시된 미박스S의 경우, 4K HDR 화질을 지원하고 있다.

애플 TV 4K [사진=아마존]
<애플 TV 4K [사진=아마존]>

애플 TV 4K는 엄밀히 말하면 안드로이드TV 박스라기 보단 iOS TV 박스다.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익숙하고 애플 TV+나 아이튠즈 등의 애플 독점 콘텐츠를 볼 수 있다. 경쟁사 구글의 유튜브도 지원된다. TV 성능만 보장된다면, 최대 4K 돌비비전이나 4K HDR 화질로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론 음성인식에는 아이폰 시리도 지원된다.

엔비디아 쉴드TV [사진=아마존]
<엔비디아 쉴드TV [사진=아마존]>

엔비디아 쉴드TV도 2019년형부터 애플 TV 못잖은 화질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4K 업스케일링을 지원, FHD 동영상을 연결된 TV에서 UHD로 보는 차별성을 자랑한다. 볼 수 있는 콘텐츠도 넷플릭스를 포함한 어지간한 해외 OTT는 대부분 정식 서비스하고 있어 호평받고 있다. 음성인식은 구글 어시스턴트와 더불어 아마존 알렉사를 지원한다.

LG 헬로비전 뷰잉(왼쪽)과 딜라이브 딜라이브 플러스 [사진=네이버]
<LG 헬로비전 뷰잉(왼쪽)과 딜라이브 딜라이브 플러스 [사진=네이버]>

국내 유선방송사는 2017년부터 TV OTT 시장에 뛰어들면서 LG헬로비전(구 CJ헬로비전)이 뷰잉, 딜라이브가 '딜라이브 플러스'를 선보이고 있다. 크롬캐스트, 안드로이드 TV 기능과 함께 국내 유선방송 콘텐츠까지 제공하는 'OTT 보여주는 TV'로 통하고 있다. 국내 콘텐츠 보기에 더 최적화된 안드로이드TV 박스인 셈이다.

◇ 리모컨 버튼, 누가 차지할까

크롬캐스트부터 시작된 안드로이드TV 박스는 적은 비용으로 OTT를 대화면으로 즐길 수 있는 합리적인 솔루션이다. 대형TV 없이 적당한 크기의 모니터만 있으면 나만의 소확행이 완성된다. 최근에는 웨이브와 티빙 등 토종 OTT에서 지상파와 종편 실시간 방송까지 제공하면서 안드로이드TV 박스의 활용도는 더욱 커지고 있다.

Btv(SK브로드밴드), 올레tv(KT), U+tv(LG유플러스) 등 기존 IPTV 서비스도 이제 OTT 중심으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SK텔레콤-티브로드, LG유플러스-CJ헬로 등 방송·통신 간 기업결합을 승인했고 KT는 딜라이브와의 합병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해 11월 8일 오후 서울 중구 공정거래조정원에서 브리핑을 열고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해 11월 8일 오후 서울 중구 공정거래조정원에서 브리핑을 열고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통신사는 이미 방송사를 자처하며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 경쟁력 확보와 U+모바일tv에 기반한 스마트폰 콘텐츠 서비스를 꾸준히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도 SK텔레콤과 협업을 논의 중이다. 파편·분절된 채로 넷플릭스에 대항했던 국내 방송업계 역시 현재 웨이브와 티빙 두 축을 중심으로 연합해 경쟁하고 있다.

방송도 유·무선을 구분하지 않는다. 올해 CES에서 업계는 폰에서 TV로, TV에서 폰으로 콘텐츠를 이어보는 일상을 제시했다. 이런 움직임이 향후 어떤 서비스와 요금제 출시로 이어질지 아직은 더 지켜봐야겠지만 새로운 일상이 기대되는 것은 사실이다. TV 리모컨에 달린 채널 번호에 OTT가 흡수될지, 아니면 그 자리를 OTT 버튼이 차지할지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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