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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윤웅의 책으로 만나는 세상] 연관 짓는 능력이 있는가

발행일자 | 2020.01.16 00:00
[길윤웅의 책으로 만나는 세상] 연관 짓는 능력이 있는가

새로운 한 해를 다시 선물 받았다. ‘옛날 사람’은 음력설이 지나야 새해라고 말한다. 새해라고는 하지만 이전과는 크게 다르지 않은 거리 분위기는 어제와 다르지 않은 하루다.
 
해가 바뀌고 책상에 쌓여 있던 종이 문서를 분쇄기로 파쇄했다. 온라인상에 문서를 만들고 저장하고 있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종이로 출력해서 봐야 한다. 그러다보니 줄어들어야 할 종이 뭉치들은 줄어들지 않는다.
 

책상을 정리하고 앉으니 마음도 가볍다. 올 한해도 오늘처럼 가볍게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기대하고 싶은 게 있다면 사람과 사람이나 아이디어와 아이디어를 연결 짓는 능력을 갖추고 싶다.

[길윤웅의 책으로 만나는 세상] 연관 짓는 능력이 있는가

사람의 인연은 파도다. 억지로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 흐름에 맡기다 보면 뜻하지 않은 곳에서 사람을 만난다. 한때 명함을 구하듯 일부러 찾아다니기도 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일로 만난 인연은 더 그렇다.
 
종이 문서를 분쇄기에 넣듯이 문제가 있는 인연은 꺼림칙하게 갖고 살 일이 아니다. 전화기에 들어 있던 미련이 남은 전화번호 몇 개를 삭제했다. 해가 바뀌며 누군가 나도 그처럼 정리의 대상이 되었을 수도 있다. 그가 나와의 약속을 몇 번 어겼다. 한 번, 두 번, 그리고 한 번 더. 그럴 수도 있지, 라는 생각도 들고 나의 경우에도 어쩔 수 없이 약속을 미루거나 지키지 못한 게 있으니 상대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댈 수 없는 일이다.
 
선택이 어려운 것은 골라야 할 게 많기 때문이다. 선택할 수 있는 여지는 줄이는 게 인생 행복에 가깝게 다가가는 일이다. 기존의 것들을 연결해 묶거나 불필요한 것은 버리는 일을 반복적으로 실행하는 게 중요하다.

연관 짓는 일을 잘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되는 것을 배제하는 일을 잘하는 것이다. 아무 관계가 없는 것을 마치 자연스러운 한 몸이었던 것처럼 연결하고 연관 짓는 일, 창의력 시대에 더욱 요구되는 능력이 아닌가.
 
잘 나가는 강소기업의 이유를 연구 조사해 온 헤르만 지몬은 <헤르만 지몬>에서 어린 시절에서부터 최고경영자로서의 삶과 가격 결정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자로 서기까지의 삶을 담았다. 그가 주장하는 경영전략을 이 책 한 권에서 전반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이 안에서 인상적인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부분은 연관 짓는 능력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물을 보고 사람과 연결하고 그것을 문학작품으로 만들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세상에 없는 제품을 만들기도 한다. 그 기회는 연관 짓는 능력에 있다. 어떻게 그런 능력을 갖출 수 있을까.
 
혼자 모든 것을 할 수 없다. 다른 사람의 일을 도울 때 내게도 일이 생긴다. 그것을 기대하며 일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우연한 도움이 다시 내게 돌아온다. 그게 일과 일을 연관 짓는 능력이다.
 
히든 챔피언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헤르만 지몬이 펴낸 자신의 인생 이야기 <헤르만 지몬>에서 우리가 갖고 살아야 할 능력이 있다면, 그건 연관 짓는 능력이라고 강조한다. 아르헨티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에게서 찾은 능력이기도 하다.
 
아무 관련이 없는 게, 마치 처음부터 한 몸이었던 것처럼 느껴지도록 만드는 힘이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눈에 보이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며 현실의 삶으로 끌어오는 것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능력이 아니다.
 
“내가 이런 강렬한 인상을 받으면서 아르헨티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에게서만 볼 수 있었던 능력이 하나 더 있다. 다름 아닌 연관시키는 능력이다. 보르헤스는 모든 것을 읽었을 뿐만 아니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연관시키고 결합시킬 줄 알았다. 그는 시간과 공간에 다리를 놓고, 보통 사람이 파악하지 못하는 관계와 유사성을 꿰뚫어본다. 이것은 피터 드러커에게도 적용된다. 드러커는 사상의 과거, 현재, 미래 사이의 유사성과 공통성을 보고 정신의 활을 팽팽히 한다. 드러커와 보르헤스 같은 사람은 분명히 백과사전 같은 기억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충분하지 않다. 더 중요한 능력은 연관 짓는 능력이다. 아서 쾨슬러는 이 능력을 창의성의 원칙으로 간주한다. -340쪽”

길윤웅 yunung.kil@gmail.com 필자는 IT전문 잡지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 한글과컴퓨터 인터넷 사업부를 거쳐 콘텐츠 제휴와 마케팅 등의 업무를 진행 했다. 디자인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활동 중. 청소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교육과 제작 활동에 관심을 갖고 산다.

(*이 칼럼은 Nextdaily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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