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20일, PC나 콘솔에서만 가능했던 고사양 대작 게임을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는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사진=KT]
KT는 20일, PC나 콘솔에서만 가능했던 고사양 대작 게임을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는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사진=KT]

국내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가 3파전으로 전개되며 그 양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KT(대표 황창규)는 20일 구독형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날 KT는 성수역 카페봇에서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처음 공개했다.

이 서비스는 앞서 출시된 LG유플러스의 지포스나우와 SK텔레콤의 엑스클라우드와 같은 서비스다. 초고속·초저지연 5G 네트워크를 통해 게임 다운로드 없이, 서버에 저장된 게임에 접속해 즐기는 게임이다. PC와 콘솔(TV에 연결해 쓰는 가정용 게임기) 없이 스마트폰만으로도 언제 어디서나 고사양 게임을 고화질 그래픽으로 즐길 수 있다.

이에 따라, KT 가입자도 구독형 게임 플레이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콘텐츠로는 딥실버 ‘메트로 2033 리덕스’, SNK ‘킹오브파이터즈 XIII’, 볼리션 ‘세인츠로우4’ 등 100여종의 게임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KT 모델들이 5G 스마트폰으로 'KT 5G 스트리밍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KT]
KT 모델들이 5G 스마트폰으로 'KT 5G 스트리밍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KT]

KT는 2개월 간의 무료체험 기간을 거쳐 스트리밍 게임에 적합한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 내년 3월 정식 출시한다. 향후 서비스를 지속 발전시켜 국내 모바일 기반 스트리밍 게임 생태계를 조성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는 대만의 스트리밍 솔루션 기업인 유비투스 최고경영자(CEO) 웨슬리 쿠오(Wesley Kuo)가 자리했다. KT는 유비투스와 함께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윈도우 기반 개방형 플랫폼으로 구축하고 콘텐츠 수급의 개방성과 다양성을 확보했다. 유비투스는 스트리밍 게임 솔루션 전문회사이자 콘텐츠 수급사다. 지난 2017년 3월 닌텐도가 출시한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에 스트리밍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곳으로 업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회사로 평가 받고 있다.

◇ 늦깍이 대열 합류...갈 길 멀어

KT의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출시는 오래전부터 예고돼 왔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의 경쟁사들이 앞다투며 클라우드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에 몰두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와 손잡고 지포스나우를 지난 9월 4일부터 국내 무료 서비스를 시작했고, SK텔레콤 역시 같은 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엑스클라우드를 공개하며 10월부터 서비스에 들어갔다.

지난 9월 4일 엑스클라우드 국내 서비스를 발표한 (왼쪽부터)김진우 SK텔레콤 서비스혁신지원그룹장, 카림 초우드리 MS 클라우드 게임 총괄 부사장, 유영상 SK텔레콤 MNO 사업부장, 전진수 SK텔레콤 5GX서비스사업단장이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지난 9월 4일 엑스클라우드 국내 서비스를 발표한 (왼쪽부터)김진우 SK텔레콤 서비스혁신지원그룹장, 카림 초우드리 MS 클라우드 게임 총괄 부사장, 유영상 SK텔레콤 MNO 사업부장, 전진수 SK텔레콤 5GX서비스사업단장이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5G 상용화 이후 빠르게 5G 스트리밍 게임을 출시할 수 있었던 건 오래전부터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추진한 결과다. 엔비디아는 지난 3월 열린 ‘GTC 2019’에서 키노트 스피치를 통해 ‘지포스 나우’의 첫 번째 협력 통신사로 LG유플러스와 일본의 소프트뱅크를 소개했으며, SK텔레콤은 지난 5월 MS와 ‘다양한 영역에서 지속 가능하고 혁신적인 사업 기회 발굴을 위한 JIP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열린 ‘GTC 2019’에서 ‘지포스 나우’의 첫 번째 협력 통신사 중 하나로 LG유플러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열린 ‘GTC 2019’에서 ‘지포스 나우’의 첫 번째 협력 통신사 중 하나로 LG유플러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반면에 KT는 상대적으로 대응이 늦었다.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위한 글로벌 기업 파트너 모색이 늦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MS와 엔비디아와 손잡았듯이, KT가 구글과 협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쟁사와 대항할만한 서비스를 출시하려면, 구글의 스타디아가 가장 최적의 파트너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협력관계가 조성된 경쟁사와 달리, KT는 구글과 아무런 협력관계가 없었고 오히려, 구글은 LG유플러스와 VR 콘텐츠 제작에 협력하고 있는 상태였다.

경쟁사가 앞서 공략해 가입자를 확보하기 시작한 시장인 만큼, KT도 5G 스트리밍 게임 시장 진출이 시급했다. 다만, 누구와 협력할 지는 미지수였다. 여러 소문이 오갔지만, 지난 10월에 KT 관계자가 대만으로 비밀리에 출장을 갔다는 소식이 퍼졌고, 대만 유비투스와 손잡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리고, 20일 KT가 자사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공개하면서 이 가능성은 현실화 됐다.

KT는 올해가 지나기 전에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대열에 합류하는 데 성공했다. 후발주자인 만큼 차별화 전략이 절실해 보인다.

◇ KT 5G, 게임에선 어떨까

이날 행사에서 KT는 경쟁사 못잖은 서비스를 예고했다. 요금제는 구독형이라 명시하며 못을 박았고, 지포스나우처럼 홈페이지 내 간편 KT회원 로그인 제공으로 편의성을 높였다.

게임 제어의 정확성과 몰입감을 높이기 위한 ’미니 조이스틱’도 함께 선보였다. 이 기기는 모션퀸과 공동 개발한 것으로, 앞서 엑스클라우드를 국내에 첫 공개할 때 선보인 MS의 조이스틱보다 편의성과 휴대성을 크게 향상했다. 크기는 엄지손가락 크기에 불과하며, 스마트폰에 끼우면 전원이나 블루투스 연결을 하지 않아도 최적화된 모바일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게임 화면의 가상 컨트롤러도 3단계로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성은미 KT 5G 서비스담당 상무가 고사양 대작 게임을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는 'KT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KT]
성은미 KT 5G 서비스담당 상무가 고사양 대작 게임을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는 'KT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KT]

KT는 향후에도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TV와 PC 등으로 단말을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엣지 컴퓨팅 기술을 통한 네트워크 분산으로 초저지연 서비스를 제공해 최적의 게임 환경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이는 향후 KT 대표 5G 서비스 'e스포츠 라이브'와의 연동 가능성을 시사한다. 스타디아나 워치앤플레이와 마찬가지로 게임 방송을 시청하다 버튼을 눌러 곧바로 스트리밍 게임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이 KT 5G 네트워크망에서 조성될 지 기대된다.

5G 스트리밍 게임 월정액 서비스 정식 출시 시점은 내년 3월 공개 예정이다.

이필재 KT 마케팅부문장 부사장은 “5G 서비스의 혁신은 스트리밍 게임에서 시작될 것”이라며 “KT는 5G 스트리밍 게임을 통해 고객에게 압도적인 그래픽은 물론, 혁신적인 모바일 게임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개방형 플랫폼의 장점을 살려 다양한 게임 콘텐츠를 확보해 고객 만족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스트리밍 게임은 5G 서비스 판도를 바꿀 주요 시장으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게임은 반응 속도가 중요해 초고속, 초저지연, 대용량의 5G 네트워크와 만나 음악과 영상에 이은 ‘넥스트 스트리밍 콘텐츠’로 여겨진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은 클라우드 게임 시장규모를 지난 2018년 3억 8700만달러에서 2023년 25억달러 수준으로 약 6배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광회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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