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결혼을 늦추고 자기 일을 갖고 취미를 즐기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평균 출산 연령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13년 출생·사망 통계 잠정치’에 따르면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가 1.19명으로 2012년도에 비해 0.11명이 줄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 후반(25~29세)과 30대 초반(30~34세) 출산율이 많이 감소했지만 30대 후반(35~39세) 연령대의 경우 오히려 0.5명이 증가했다. 30대 후반의 출산율이 증가함에 따라 고령산모도 늘어 전체 산모 다섯 명 중 한 명이 35세 이상의 고령산모였다.

의학적으로 임신 횟수에 상관없이 임산부가 만 35세가 넘으면 고령임신으로 본다. 만 35세 이상의 여성은 30세 이하의 여성에 비해 자궁 착상률이 절반 이상 떨어지고 유산율도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에 따르면 40대 임신부는 20대 임신부보다 자연유산 가능성이 2~4배 증가하며 자연유산의 60%는 난자의 노화에 인한 염색체 이상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난자의 노화는 자연유산뿐만 아니라 다운증후군과 같은 염색체 이상에 인한 선천성 기형아 발생 위험률도 증가시킨다. 다운증후군의 위험도는 30대 중반부터 증가해 40대가 지나면 급속히 증가하게 된다. 비침습적인 다운증후군 기형아검사는 최근 급속히 발전돼 임신11~13주에 초음파로 측정하는 태아의 목 뒷덜미 검사와 산모혈액검사로 70~85%의 다운증후군 임신을 선별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선별검사에 이상이 보이거나 산모 나이가 40세 이상인 경우에는 다운증후군 확진 검사인 융모막검사나 양수검사를 받아야 한다.

고령산모는 임신중독증에 걸릴 위험도 크다. 임신중독증은 고령산모가 일반 산모보다 약 4배 가까이 위험성이 높은데 나이 증가에 따라 고혈압성질환이 동반될 가능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임신중독증은 조산의 확률과 태아 및 임신부 합병증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태반이 자궁에서 떨어져 나오는 태반조기박리는 태아뿐만 아니라 산모의 생명에도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태반조기박리는 명확한 원인과 증상이 없어서 심한 복통과 과도한 질 출혈이 생기면 빨리 병원을 찾아 처치를 받아야 한다. 전치태반도 태반조기박리와 마찬가지로 질 출혈이 있지만, 복통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임신 중 출혈은 어떤 질병이든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고령산모는 임신성 당뇨의 위험도 커진다. 임신 중 자신의 혈당 조절을 잘 안하는 경우 태아의 심장기형을 포함한 선천성기형, 자궁 내 태아 사망 및 거대아 출산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또한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인은 임신성 당뇨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 모든 임신부에서 임신 24~28주에 당 부하 검사를 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검사 결과 당 수치가 정상범위 이상이면 운동과 식이요법 그리고 약물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이러한 임신 중 위험성이 일반 산모보다 높아서 고령산모는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기 위해 무엇보다 임신 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엄마는 산부인과병원에서 산전 진찰을 통해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히 알고 전문의와 함께 임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당뇨나 고혈압의 만성질환이 있다면 임신 전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하며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자신에게 맞는 정상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빠도 엄마가 병원을 방문할 때 함께해 전문의와 상담을 받고 필요한 지식을 갖추도록 한다. 대개의 경우 산모가 고령이면 아빠 또한 고령이기 때문에 임신 준비를 아내에게만 맡기지 말고 아빠도 자신의 몸 상태를 점검하고 관리해야 한다.

박미혜 이대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고령산모는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는 고위험 임신에 대비해 임신 전·후 정기적인 검진을 꼭 받아야 한다"며 "최근에는 고령산모와 의료진의 주의 깊은 관리를 통해 신생아 상태 및 예후가 많이 향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성률 기자 nasy23@nextdaily.co.kr

박미혜 이대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박미혜 이대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고령임신 일문 일답(박미혜 교수)

-고령임신이 왜 문제가 되는지 설명해 달라.

►고령임산은 젊은 나이의 임산보다 유산, 선천성기형, 임신중독증 및 고혈압, 당뇨 및 임신성 당뇨, 전치태반이나 태반조기박리로 인한 임신후반기 출혈, 자궁근종, 태아위치 이상, 난산, 기계분만, 제왕절개술, 보조생식술로 인한 다태아임신, 저체중아출산, 조산 등의 발생 빈도가 더 높다. 신생아 이환율과 신생아 사망률도 더 증가하므로 고위험임신으로 분류하고 있다. 따라서 35세 이상의 고령 임산부는 전문가를 찾아 적절한 상담과 관리를 받아야 한다.

-고령임신과 임신중독증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나.

►고령임신부는 젊은 임신부의 경우보다 2배에서 4배까지 임신중독증 발생가능성이 증대한다. 이와 같이 고령임산부에서 산전 합병증으로 고혈압성 병변이 높은 이유는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육체적으로 퇴행성 병변이 일어나고 고혈압이나 당뇨병 합병으로 인한 심혈관질환의 발생빈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고령임신일수록 자연분만이 어렵다고 한다. 왜?

►고령임신일수록 고혈압성 질환, 당뇨, 조기진통, 자궁근종이나 선근증으로 인한 태아위치 이상, 다태아임신, 과거 자궁근종 등의 부인과 수술력 및 태반병변의 위험도가 증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모의 나이만 가지고 자연분만이 어렵다고 판단하는 기준은 되지 않기 때문에 고령임산부도 제왕 절개술의 적응증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전문가와 상의해 기꺼히 자연분만을 시도할 수 있다.

-고령임신의 위험성을 의료적으로 어떻게 극복할수 있나.

►고령임신은 산모 및 태아에게 고위험 임신이나 임신 전 고령임신에 따른 이러한 위험들에 관해 충분한 상담, 그리고 임신중에 철저한 산전진찰을 받는다면 대부분의 고령임신부도 건강한 임신 생활과 건강한 신생아를 출산할 수 있다.
이를 위해 35세 여성이 임신 계획이 있다면 만성병 여부를 검사하고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지병이 있는 경우 적절하게 치료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과 체중조절도 중요하다.
또한 규칙적이고 철저한 산전검사 및 관리를 받아야 하는데 태아염색체 이상을 가진 태아를 진단하기 위한 융모막검사 또는 양수검사 그리고 정밀초음파 검사 등을 받아야 한다. 산모의 혈압이나 당뇨 검사에 대한 세심한 검사가 필요하다.

-고령임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적 대안은.

►정부의 저출산 대책과 출산을 장려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출산율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고령임신은 계속 증가 추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혼을 했더라도 육아문제로 출산을 미루는 젊은 맞벌이부부를 위한 국가가 책임질 수 있는 육아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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