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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리포트]의류 건조기는 어떻게 옷을 말리나

발행일자 | 2019.08.13 00:00

국내 가전 시장에서 건조기가 인기몰이 중이다. 미국이나 유럽 쪽에선 이미 건조기가 오래 전부터 보편적으로 사용됐지만 우리는 전통적으로 일광 건조를 선호했다. 하지만 최근 주거시설이 서구화되고, 고온다습한 기후와 미세먼지 등으로 베란다 등에서 빨래를 말리기 어려워지면서 건조기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축축하게 젖은 빨래라도 넣어 놓으면 한두 시간 만에 뽀송뽀송하게 만들어 준다는 건조기 덕에 몇 시간씩 빨래를 널어 말리는 일이 점점 옛말이 되고 있다. 물론 옷감에 따라 손상이 발생할 수 있어 모든 의류를 사용할 수는 없기는 하지만.

건조기는 어떻게 물기를 가득 머금은 빨래를 빠른 시간 안에 말릴 수 있는 걸까. 국내에 많이 쓰이는 건조기 구조와 건조 방식을 살펴봤다.

김태우 넥스트데일리 기자 tk@nextdaily.co.kr



◇전기식·가스식

건조기는 기본적으로 열을 만들어 공기를 데우고, 이렇게 데운 공기를 이용해 빨래를 말린다. 빨래를 빨리 말리기 위해 헤어드라이어 뜨거운 바람을 이용해 본 적이 있을 테다. 건조기도 이런 뜨거운 공기로 빨래를 말리게 된다. 공기를 뜨겁게 만들기 위해서는 열을 만들어야 한다. 건조기는 열을 어떻게 만드냐에 따라 전기식과 가스식으로 나뉜다. 가스식 건조기는 건조 시간이 전기식보다 짧고 유지비도 적지만 가스 배관을 연결해야 하다 보니 설치에 제약이 따른다. 이 때문인지 국내는 전기식 빨래 건조기가 대세로 자리 잡은 상태다.

전기식은 히터를 사용해 열을 만들어낸다. 겨울에 사용하는 전기히터를 생각하면 된다. 가스식에 비해 전기식은 전기 코드만 꽂으면 되다 보니 설치가 간단하다. 전기 요금이 문제인데, 이미 효율 좋은 제품이 나온 상태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벤트 타입·콘덴싱 타입

전기식, 가스식 같은 열원이 무엇인지보다 건조기 기본 구조를 결정하는 건 공기를 어떻게 순환하는지다. 이에 따라 벤트 타입과 콘덴싱 타입으로 나눌 수 있다.

벤트 타입에 대해 알아보자. 벤트 타입은 배기식 건조 방식이라고 풀어 쓸 수 있다. 만들어진 뜨거운 공기가 드럼을 통과하면서 옷을 말리는데, 배기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건조에 사용한 뜨거운 공기를 밖으로 버리는 구조다. 그런 만큼 에너지 소비가 크다는 단점이 있다.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단점을 보완한 것이 콘덴싱 타입이다. 응축식 건조 방식인데, 건조에 사용한 열을 밖으로 버리지 않고 다시 사용하게 된다. 그만큼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어 효율적이다.

작동 구조를 조금 자세히 살펴보자. 전기식 콘덴싱 타입 건조기라면 먼저 히터로 공기를 데운다. 뜨거워진 공기는 드럼으로 보내지고, 의류를 통과하면서 습기를 빼앗는다. 이후 습기를 머금은 뜨거운 공기는 차가운 물체를 만나 공기 중 수증기가 물방울로 변한다(액화). 건조해진 공기는 밖으로 배출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앞 과정으로 순환하게 된다.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액화된 물은 응축수라고 하는데, 밖으로 바로 배출하거나 응축수통에 모은 후 버리는 방식을 쓴다. 응축 방식에 따라 수냉식, 공냉식이 있다.

◇히트펌프식

전기식은 히터로 열을 만들어 낸다고 했는데, 히터 대신 냉매를 열원으로 사용하는 방식도 있다. 바로 '히트펌프식'이다. 열과 냉을 모두 만들어 내기 때문에 콘덴싱 타입에 쓰기 좋다. 국내 가전사는 주로 히트펌프식 건조기를 만든다. 열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한다. 그런데 히트펌프는 반대로 낮은 온도에서 높은 온도로 열을 끌어 올린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냉장고, 에어컨 등에 쓰이는 것이 히트펌프다.

원리를 간단하게 알아보자. 히트펌프는 압축기(콤프레서), 증발기(에바포레이터), 응축기(콘덴서)로 구성된다. 액체였던 냉매가 에바포레이터를 지나면서 기체가 되는데, 이때 주변 열을 흡수해 온도를 낮춘다. 기체가 된 냉매는 콤프레서에서 압축 과정을 거치면서 압력과 온도가 올라간다. 고온 고압의 기체는 콘덴서를 지나면서 주변에 열을 전달하고, 콘덴서 안에서 낮은 온도의 냉매로 응축해 액체가 된다. 액체의 냉매는 다시 에바포레이터로 이동한다.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주변 온도를 낮추는 에바포레이터를 활용한 제품이 냉장고, 에어컨 등이며, 반대로 콘덴서를 이용하면 난방기기를 만들 수 있다. 건조기나 에어드레서 등에도 쓰인다. 열과 냉을 모두 처리할 수 있다 보니 콘덴싱 타입 건조기에 적합한데, 건조기를 분해해 보면 바닥에 콤프레서, 에바포레이터, 콘덴서가 자리 잡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문제점

그런데 히트펌프식 건조기에는 구조상 문제가 하나 있다. 의류가 담긴 드럼통을 통과한 뜨거운 공기는 에바포레이터를 지나 콘덴서를 거쳐 다시 드럼통으로 가는 순환 구조인데, 의류를 말리는 과정에서 나온 먼지, 보풀 등이 공기를 따라 이동하게 되고, 에바포레이터에 쌓인다는 점이다. 드럼통을 나온 공기는 에바포레이터로 가기 전 필터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먼지가 많이 걸러지게 되지만 여기서 걸러지지 않은 먼지가 에바포레이터에 끼이는 것이다. 건조기 에바포레이터는 얇은 판을 촘촘하게 배열해 놓은 형태로 먼지가 달라붙어 쌓이기 쉽다. 게다가 필터는 쉽게 분리해서 청소할 수 있지만 에바포레이터는 건조기를 분해하지 않는 이상 분리할 수 없다.

에바포레이터에 먼지가 쌓이면 건조 효율에 문제가 생긴다. 콘덴싱 건조기는 앞에서 설명했듯이 공기가 순환하는 구조다. 그렇기 때문에 어딘가 막힘 없이 쾌적하게 공기 순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습기를 머금은 따뜻한 공기에서 습기를 제거하고, 그 공기는 다시 드럼통으로 매끄럽게 보내져야 건조가 빨리 이루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공기 순환 팬을 별로도 설치해 놓고 있다. 하지만 에바포레이터에 먼지가 쌓이게 되면, 공기 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이는 곧 건조 성능 하락으로 이어진다.

히트펌프식 건조기 내부 구조
<히트펌프식 건조기 내부 구조>

이 때문에 히트펌프식 건조기 하단에는 에바포레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별도의 통로가 만들어져 있다. 덮개를 열면 에바포레이터 앞부분이 노출되며, 여기에 쌓인 먼지를 사용자가 직접 청소해야 한다. 온라인에서 건조기 콘덴서 청소 관련 글이 많은데, 엄밀히는 콘덴서를 청소하는 것이 아니라 에바포레이터를 청소하는 것이다. 하지만 편의상 콘덴서와 에바포레이터를 묶어 콘덴서로 부르고 있다.

에바포레이터 청소는 대부분 사용자가 직접 하는 방식이 쓰이지만 자동 세척을 도입한 곳도 있다. 다만 에바포레이터 청소는 수동이든 자동이든 앞부분만 이루어진다. 드럼을 지나 필터를 통과한 공기는 에바포레이터 앞부분으로 통과해 뒤쪽 콘덴서를 지나는 구조다. 그러다 보니 에바포레이터 앞부분에 주로 먼지가 쌓인다. 하지만 사용 시간이 길어지면 콘덴서에도 먼지가 달라붙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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