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증은 하나의 증상이 아니라 우리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적극적인 조기 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이유다.

통증은 신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삶의 질 악화에 따른 우울증, 불안증, 수면장애 등 다양한 동발 질환을 유발한다. 이는 환자에게 의료비 증가, 직업 상실 등을 유발하고, 가족과 사회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우리나라는 2030년 전체 인구의 25%를 노년 인구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퇴행성 질환이 증가하고 있다. 퇴행성 질환은 통증을 수반하는 경우가 흔하다.

통증은 대개 생활습관이나 자세 교정 등을 통해 자연적으로 치유가 되는 경우가 많아 환자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 또한, 비수술적 치료요법이 최근 많이 발전해 수술을 받지 않고도 치유되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환자에 대한 교육과 비수술적 요법을 충분히 실시한 이후 최후의 방법으로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대서울병원 통증센터에서 치료하는 질병은 근골격계 통증, 신경병증성 통증, 암성 통증 등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근골격계 통증에는 디스크 탈출증 및 척추협착증 등 척추 기인성 통증, 오십견, 회전근개 파열 등의 어깨 통증, 퇴행성 무릎 관절염을 포함한 퇴행성 관절 질환 등이 있다. 또 신경병증성 통증 질환에는 연령이 증가하면서 발병률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대상포진 및 대상포진 후 신경통, 당뇨병성 신경병증성 통증, 복합부위통증증후군 등이 포함된다. 암 자체로 인한 통증, 암 전이로 인한 통증, 암의 치료과정에서 나타나는 신경통 등 암성 통증도 통증센터에서 치료하고 있다.

이대서울병원 통증센터 박학수 교수는 유수의 국제 및 국내 의학 학회 편집위원, 심사위원, 임원이다. 지난 2018년부터 대한통증학회 서울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국내외적으로 폭넓게 인정받고 있다.

실제로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에 대한 효율적이고 안전한 신경치료와 미세침습 중재적 치료, 난치성 척추수술 후 통증, 암성통증에 대한 논문으로 대한통증학회, 대한마취통증의학회에서 수여하는 우수학술상을 여러 차례 수상했다. 파견된 외부 유수 병원 의사들도 교육시키며 후학교육과 통증의학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대서울병원 통증센터 박학수 교수
이대서울병원 통증센터 박학수 교수

◇박학수 교수 일문일답

►통증도 질병인가.

-통증은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우리 몸의 신호다. 몸 어딘가 이상이 있을 때 우리에게 신호를 보내 질병을 발견하고 치유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우리 몸을 보호해주는 필수 감각이라고 할 수 있다. 통증을 그대로 방치하게 되면, 증상을 넘어 질병이 될 수 있다. 보통 3개월 이상 지속되는 통증을 만성 통증이라고 하고, 이는 신체적 장애뿐만이 아니라 우울증 등의 정신적인 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

►통증센터에는 주로 어떤 질병을 치료하나.

-통증센터에서 치료하는 질병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면, 근골격계 통증, 신경병증성 통증, 암성 통증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근골격계 통증에는 대표적으로 디스크 탈출증 및 척추협착증 등의 척추질환, 오십견, 회전근개 파열 등의 어깨 질환, 퇴행성 무릎 관절염을 포함한 퇴행성 관절 질환 등이다. 신경병증성 통증 질환에는 연령이 증가하면서 발병률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대상포진 및 대상포진 후 신경통, 당뇨병성 신경병증성 통증, 복합부위통증증후군 등이 있다. 암 자체로 인한 통증, 암 전이로 인한 통증, 암의 치료과정에서 나타나는 신경통 등 암성 통증도 통증센터에서 치료한다.

►통증에 쓰이는 약제는 어떤 것들이 있나.

-통증 치료에 쓰이는 약제는 매우 다양하다. 소염진통제 및 마약성 진통제, 통증의 민감성을 조절하기 위한 항경련제, 항우울제 등 다양한 기전을 갖고 있는 약제를 사용한다. 하지만, 진통제를 무분별하게 복용하는 등 적절하지 못한 약물 사용은 마약 의존성, 스테로이드 부작용, 위장장애, 심혈관계 부작용, 신기능 및 간기능 부전 등 몸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통증의 정도, 양상 및 전신 상태를 고려해 전문의에게 적절한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

►통증센터에서 시행하는 주사 치료는 무엇인가.

-쉽게 말하자면, 보다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정확한 진단을 통해 찾아낸 병변 부위에 약물을 직접 주입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주사 치료에 대한 오해 중 하나가 주사를 맞으면, ‘뼈가 녹는다’, ‘뼈에 안 좋다’라는 것인데, 이러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스테로이드이다.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는 골다공증, 혈당증가 등이 있지만, 강력한 항염 작용과 진통효과로 질환을 일으킨 부위 적정량을 최소로 사용한다면 치료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주사 치료 후 혈당 상승에 대한 걱정이 많은 당뇨 환자, 류마치스환자, 면역기능 저하환자 등에게도 상담을 통해 적절하고, 효과적인 다양한 주사제로 치료를 할 수 있다.

►신경성형술 등 척추와 관련된 시술들이 많은데.

-신경성형술은 꼬리뼈를 통해 특수 카테터를 진입해 척추 안 유착을 제거하고 척수신경의 염증과 부종을 완화해 효과를 나타내는 시술이다. 신경성형술에서 발전한 내시경신경성형술이 있는데, 특수 카테터의 얇은 내시경을 통해 척추안 구조물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함으로써 좀 더 확실하게 병변 부위를 파악하고, 유착박리술 등을 시행하게 된다. 최근에는 척추내시경을 이용해 디스크탈출증과 협착증을 치료하는 방법들이 급속히 발전했다. 이러한 척추 시술 중 일부는 아직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다.

►척추에 하는 신경치료는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고 진통만 제어하는 것 아닌가.

-척추 질환은 가급적 수술하지 않고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신경치료는 염증을 완화시키고 과민해진 신경계의 회복을 도우며, 신경기능을 점차 개선시키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신경자극 물질 및 염증물질을 제거함으로써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과거 대한통증학회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요추부 거대 추간판탈출증을 가지고 있으며, 운동신경의 손상이 없는 3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평균 9개월 동안 보존적 통증치료를 지속하며 경과를 관찰한 결과 25명의 환자에서 디스크 크기가 평균 5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수술적 치료가 꼭 필요한 경우도 있다.

►최근 대상포진 발병률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피부 병변은 호전되었는데,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통증센터를 방문해야 하나.

-대상포진은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근에 잠복해 있다가 몸이 허약해졌을 때 발병하게 된다. 편측성으로 피부에 감각 이상, 통증, 발진 및 수포가 나타난다. 대부분은 일주일 이내에 딱지가 앉으면서 한 달 이내에 치유가 된다. 대상포진 환자 10명 중 1~2명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행된다. 이런 환자의 통증은 수 개월 내에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수년 간, 심지어 평생동안 지속될 수 있다. 발병 초기에 적극적인 약물 치료, 신경차단술 및 신경절 고주파치료 등의 통증의학적 치료가 필요하다.

►기억에 남는 환자는.

-디스크탈출증을 앓고 있는 젊은 여자 환자가 있었다.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로 요하지통을 호소했다. 여러병원에서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악화가 빠르게 진행돼 외과적 절개수술까지 권유받았으나 몇 개월 후 결혼과 임신계획이 있어 고민이 많았다. 이 환자의 경우 본원에서 경피적 내시경하 추간판 수핵성형술을 시행받고 증상이 바로 호전됐고, 이후 걷기운동 등을 통한 적극적인 허리근력 강화를 통해 재발없이 완쾌돼 보람을 느꼈다.

나성률 기자 nasy23@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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