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격화에 따른 미국 정부의 중국 화웨이 제재가 글로벌 ICT 산업계로 확산하고 있어 주목된다. 구글과 인텔, 퀄컴 등 미국 글로벌 ICT 업체가 상무부의 거래제한에 동참한 데 이어 영국 등 각국 반도체와 통신업체들이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에 나서고 있다.

23일 업계와 미국 IT매체 안드로이드핏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자산(IP) 업체인 영국 ARM도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했다.

ARM사는 스마트폰 생산에 있어 필수적인 반도체 설계자산을 라이선스하고 있는 업체다. 특히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생산에 있어 ARM의 IP는 꼭 필요한 기술 가운데 하나다.

◇ARM 거래중단 왜...화웨이에 실질적 타격되나

ARM이 중국 화웨이에 IP 라이선스 공급을 포함한 거래 중단에 나선 것은 ARM이 영국 업체이긴 하지만, 미국 반도체 설계 업체의 기술을 사들여 협력하는 것이 상당수 이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정부가 거래금리 목록에 올린 화웨이와 계속 거래를 할 경우 자칫 핵심 자산인 IP 지재권에서 갈등이 생길 수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미국 정부의 제재 요청에 독자적인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반도체 업계는 ARM의 거래 중단과 관련 중국 화웨이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미국의 제재와 관련 이전부터 준비해 왔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맏대응 했었다. 그 중심에는 화웨이의 자회사인 반도체 설계업체인 하이실리콘을 통한 자체 반도체 칩의 개발과 생산능력이 독자적인 부품 공급이 가능한 수준에 있다는 것이 골자였다.

하지만, 하이실리콘역시 여타 반도체 설계업체들과 마찬가지로 ARM의 반도체 IP 라이선스 협력은 필수적이다. 만약 ARM의 반도체 IP 사용금지가 장기화할 경우 신규 스마트폰 AP 개발 등에 있어 직격탄을 맞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다.

지난 1월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CES 2019의 중국 화웨이 부스.
지난 1월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CES 2019의 중국 화웨이 부스.

◇英⋅日 통신업체 제재 동참...고민 커지는 LG유플러스

미국에 이어 영국과 일본 통신업체들도 화웨이 제재에 연이어 참여하고 있다. 중국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 시장와의 협력에 한층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조치라는 점에서도 화웨이로서는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세계 최대 이동통신 업체인 보다폰이 화웨이의 5G 스마트폰에 사전 주문을 일시 중단했으며, 일본 통신업체들도 화웨이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를 연기했다. 일본 2, 3위 이동통신업체인 KDDI와 소프트뱅크는 각각 미국의 화웨이 장비 사용 금지에 대한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며 출시 연기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5G 네트워크 망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LG유플러스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가 지속할 경우 어떤 형태로든 LG유플러스에 대한 압박도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우리 정부에 화웨이 제재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외교 라인을 통해 여러 번에 걸쳐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정부는 여러 외교 채널을 통해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해 왔다. 특히 LG유플러스를 꼭 집어 민감한 지역에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는 사기업인 LG유플러스의 경영 활동에 간섭할 수 없다는 원론적인 수준에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국 정부의 압력이 거세질 경우 직간적접인 여파는 나타날 수 있다.

온라인뉴스팀 onnews2@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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