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요로나의 저주' 포스터(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제공)
영화 '요로나의 저주' 포스터(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제공)

국내에서 900만 명 관객을 사로잡은 ‘컨저링’ 유니버스의 일환 ‘요로나의 저주’가 15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공포 영화의 대가 제임스 완의 제작으로 개봉 전 부터 화제가 된 ‘요로나의 저주’는 밤마다 아이들을 찾아다니며 우는 여인 요로나 저주를 다룬 공포영화로 ‘2019년 가장 기대되는 공포영화 10’에 선정되기도 했다.

제목인 ‘요로나’는 우는 여인이라는 뜻으로 멕시코의 전설로 내려오는 괴담의 인물이다. 사랑에 눈이 멀어 자신의 아이를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인의 한 맺힌 공포 이야기다.

애나(린다 카델리니 분)는 경찰관 남편을 사고로 잃고 홀로 두 아이를 키우는 사회복지사다. 가장을 잃은 아픔을 딛고 단란하게 살아가던 애니의 가족은 오랫동안 애나가 담당하던 한 여성의 아이들이 의문의 사고로 죽는 일이 발생하면서 운명이 180도 달라진다. 그 여성은 이 모든 것이 ‘요로나’의 짓이라면서 애나에게도 똑같은 저주가 내릴 것이라고 말했고 그것은 곧 현실이 된다.

‘컨저링 유니버스‘의 다른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요로나의 저주’도 귀신을 공포의 소재로 삼았다. ‘애나벨’ 시리즈의 인형 귀신 ‘더 넌’의 수녀 귀신에 이어 이번에는 물귀신을 등장시켜 특유의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같은 세계관의 영화에서 볼 수있는 비슷한 설정과 연출방식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전에 느꼈던 익숙함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반복되는 귀신 소재의 재연과 그에 따른 신선함이 결핍은 큰 자극을 주지 못한다.

맛있는 음식이라도 매일 먹으면 질리는 법이다. 제임스 완의 컨저링 유니버스 영화들이 꾸준한 흥행으로 매번 관객몰이에 성공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계속해서 반복되는 패턴이 가진 약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영화 '요로나의 저주' 스틸(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제공)
영화 '요로나의 저주' 스틸(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제공)

‘더 넌’의 수녀 귀신 캐릭터가 ‘컨저링 2’를 통해 먼저 선을 보였듯이 요로나 캐릭터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코코’에 등장하면서 대중들에게 처음 알려졌다. 낯선 캐릭터가 아닌, 기존에 다른 영화를 통해 알려진 캐릭터로 영화를 만든 것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관객들이 영화에 적응하기 쉽고 빠르게 몰입할 수 있는 요소다. 아쉬운 점은 제임스 완이 구축해 놓은 세계관에 지나치게 얽매여서 감독이 달랐음에도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데에 있다.

‘요로나의 저주’의 연출은 제임스 완 사단의 차세대 대표 감독 마이클 차베즈가 맡았다. 이번 영화 이전부터 완 감독과 작업을 그는 컨저링 세계관이 가진 특징을 구연하는데 집중한 나머지 자신의 색을 영화에 입히기보다 정해진 틀에 자신이 맞추는 모습을 보이는 아쉬움을 남겼다.

제임스 완에 의해 발탁됐고 그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아직은 완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보인다. 차베즈 감독은 ‘컨저링 유니버스’의 대표작인 ‘컨저링 3’까지 메가폰을 잡을 예정이다.

‘요로나의 저주’는 컨저링 유니버스의 다른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새로운 시도로 모험을 하기 보다는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안정감을 택했다. 몇몇 우려스러운 점이 있지만, 이번에도 제임스 완의 마법이 통할지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넥스트데일리 컬처B팀 김승진 기자 (sjk87@nextdaily.co.kr)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