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 우리를 계속 가슴 조이게 만든 것이 미국의 금리인상 뉴스였다. 이와 아울러 신흥국들의 경제 악화로 나라의 신용과 개인의 신용이 도마에 올랐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금리인상에 직격탄을 받는다. 낮은 금리의 유지로 인하여 과다한 돈이 부동산에 묶여 있기 때문에 자금유지 비용이 오르면 흔들리는 경제체가 많기 때문이다.

신용이란 말은 사람을 신뢰하는 정도를 표현하는 말이지만 이 말은 은행에서는 변재능력을 의미한다. 금융회사에서는 개인이나 기업의 소득정보, 여수신 정보, 담보능력 등을 토대로 등급을 만들어 사용한다. 이 등급에 따라 대출이나 카드발급이 진행되고 등급에 따라 적용금리도 차별화 한다. 우수등급에게는 대출 규모나 금리도 저렴하게 주어지고 반대의 경우는 대출 규모는 작고 기간도 짧고 적용금리도 높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개인이든 기업이든 신용관리가 중요하다.

별다른 사고 없이 지속적으로 거래를 하면 별문제 없겠지만 기업이나 자영업체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이 등급 때문에 가슴이 꽉 막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정기적으로 입출금 거래는 물론 비정기적인 입출금도 이루어지는데 갑작스레 큰 자금이 필요한 경우가 문제다. 대출을 해야 사업체를 돌리는데 신용문제로 대출이 되지 않으니 대부업체까지 뛰어가게 된다. 이것은 개인이나 기업이 아닌 나라에도 적용된다. 나라의 신용은 해당 국가의 경제, 정치, 문화 등의 분야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등급을 나눈다. 국가신용도를 평가하는 기관들이 국가별 신용도를 평가하고 등급을 먹여 관리한다. 이는 해당 국가의 차입 금리와 투자 조건 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작용하기에 국가는 이의 관리를 하고 있다. 국가신용등급은 한마디로 해당 국가가 채무를 정해진 시기에 완전히 변제할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 이 때문에 국가신용등급은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측정하는 지표라고 부르기도 한다. 국가신용등급이 중요한 것은 이것을 기준으로 해당 나라와 기업의 투자조건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이라는 말이 대중들에게 더 널리 퍼진 것은 최근 개봉된 국가부도의 날이란 영화 때문일 것이다. 연일 관객들의 폭주로 기록을 세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봤다. 전문가들이 보기엔 어설픈 구멍들이 숭숭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꽤 현실적으로 다가섰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팀장, 종합금융사의 과장, 제조업체 사장이 각각 자신의 위치에서 국가부도를 막으려고 선전을 했다. 실제로 20여 년 전 우리나라에 외환위기가 닥쳤다. 평온하던 경제에 갑작스럽게 외환부족으로 초래된 IMF구제금융의 사용의 대가가 엄청났다. 대기업들이 도산하고 중소기업들은 연쇄적으로 무너지고 이들 기업들에 종사했던 수많은 근로자들이 실업자가 되었다. 기업의 파산으로 인해 가정에도 여파가 미쳐 비관자살자까지 생겼었다.

이후 우리나라의 기업 환경은 많이 달라졌다. 영화에서는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따라 클라이맥스를 달렸지만 실제로 이러한 위기를 막는 일은 평소의 관리다. 우리나라는 언제든 외환의 파고를 겪을 수 있는 구조이다. 기축통화국이 못되니 통화의 관리가 지속적으로 필요하고 국가의 성장이 수출이다 보니 외환거래가 필수적이다.

외국화폐는 국내에서 원화로 바꿔야 하고 원화는 해외로 나갈 때는 각국의 화폐로 나간다. 따라서 우리나라 돈의 가치가 일정하지 못하면 경우에 따라서 해외에 물건을 팔아도 남는 것이 없는 상황이 펼쳐진다. 영화를 보면서 사람들에게 가장 강력한 인상을 주었던 것이 재난 수준의 파고였다.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의 파도가 밀려오면 누구든 떠밀리고 흔들리기 마련이다. 그럴 때 가장 나를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이 많았을 것이다. 위기 상황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자신의 능력과 자산일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외환위기를 겪어내면서 휩쓸린 기업이 다시 일어선 경우를 보았다. 그들은 자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는데 엄청난 파고에 휩쓸린 것이다. 비록 무너졌지만 다시 세웠고 해당 분야에서 성과를 만들어 냈다. 그것은 그들의 능력이고 자산이다.

개인과 나라에도 신용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우선이 된다. 기업이나 나라에게 신용도는 기준치를 못 미치지만 그들이 앞으로 할 일에 대한 계획서를 보고 대출을 해주는 경우가 있다. 이는 이제까지의 그들이 관리해온 신용도와 그들이 내민 계획서의 전망을 보고 결정한다. 신용은 단순한 낱말이 아니다. 이 신용에 따라 나의 가치가 결정되고 이자가 달라진다.

외국에서는 돈보다 먼저 신용을 얻어야 신용카드 거래도 시작할 수 있다. 돈은 신용이 먼저 보장된 후 이차적 문제이다. 클라우드 펀딩으로 책도 만들고 기업도 만들 수 있으니 신용은 자산이다. 내가 상대를 믿지 않으면 상대 역시 나를 믿지 않는다. 그러나 상대를 인정해 주는 사람과 기업이 있다면 신용이 생길 것이다. 그만한 신용을 만든 사람이라면 새로 생겨나는 거래 역시 잘 지켜낼 것이기 때문이다.

신용은 보이지 않는 돈이지만 가지면 가질수록 엄청난 부가서비스를 챙길 수 있다. 신용으로 새로운 사업자금을 만들 수 있다. 대출도 가능하다. 이자도 우대 적용을 받을 수 있다. 결국 신용이란 믿음이다. 그 말의 어원처럼 다른 사람들이 내게 주는 믿음이고 내가 약속한 일정을 무난히 수행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모든 거래는 신용이 기반이 된다. 예를 들면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입하고 돈을 먼저 지불하면 해당 날짜에 물건이 배달된다. 이는 물건과 신용이 동시에 거래된 것이다. 물론 온라인 거래 초창기에는 사람들이 믿지 못해서 거래를 꺼렸다. 지금은 금액이 적은 물건은 물론 귀금속까지 온라인으로 사고팔게 되었다. 개인간 거래는 물론 국가간 거래도 이렇게 시작된다. 필요한 물건을 찾고 거래하는데 신뢰가 바탕이 된다. 그래서 국가간 거래에서 제일 먼저 하는 것이 신용장을 트는 것이다. 상대와의 충분한 대화와 서신의 왕래 외에 자신들의 거래를 은행이 보증하도록 하여 안전한 거래를 하고자 하는 것이다.

돈의 탄생에서 지금까지 신뢰는 거래의 기반이 되었다. 물물교환에서 화폐교환으로 체계는 변했지만 근본적인 거래의 목적을 온전히 쟁취하고자 하는 욕구는 그대로이다. 기왕이면 남들의 인정을 많이 받아 안심할 수 있는 라인을 사용하는 것을 안정적으로 생각한다.

상위 1, 2위의 은행을 선택하여 금융거래를 시작하는 이유는 해당 은행이 가지고 있는 신용의 아우라 때문이다. 상위를 랭킹하는 만큼 많은 곳에서 은행지점을 만날 수 있고 해당 은행에 계좌를 개설하고 받을 수 있는 편리와 혜택이 많기 때문이다. 또한 이를 이용하는 사람도 많아 타인과의 거래 역시 편리하기 때문이다. 신용이 앞선다면 돈이 만들어지는 시대이다. 신용의 힘은 거대한 파도를 넘을 수 있는 능력과 자산을 가지게 하는 힘이 되는 만큼 이의 관리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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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뉴스팀 (news@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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