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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리포트]e심전심...스마트폰 개통 내맘대로 '심쿵'

발행일자 | 2018.12.04 00:00

유심(USIM, Subscriber Identity Module)은 가입자를 식별하는 인증 모듈이다. 스마트폰에 꽂아 쓰며 이통사는 유심으로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이 '나'라는 걸 인식한다. 유심 크기는 초기에 비해 많이 작아졌다. 스마트폰 좁은 내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다 보니 점점 유심 크기를 줄여 나간 것. 최근 나노심보다 더 작은 형태 유심이 스마트폰에 채택되기 시작했다. 바로 e심이다.

김태우 넥스트데일리 기자 tk@nextdaily.co.kr

▶e심은 무엇?



e심에서 e는 내장형(embedded)을 뜻한다. 풀이하면 기기에 내장되는 심 카드라고 할 수 있다. 크기만 놓고 보면 나노심보다 훨씬 작으며, 스마트폰 보드에 내장된 형태다. 한마디로 사용자가 유심을 꽂지 않아도 된다.

출처=Giffgaff
<출처=Giffgaff>

그럼 개통은 어떻게 할까. 사용자는 가입자 정보를 이통사에서 직접 스마트폰으로 내려받으면 된다. 더는 이동통신사 대리점에 갈 필요가 없다. e심은 최근 애플 신상 아이폰 모델인 Xs, Xs Max, Xr에 적용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사실 첫 e심 스마트폰은 작년에 출시된 구글 '픽셀2'다. 구글 픽셀 2에서 e심 개통을 해봤는데, 와이파이 연결만으로 바로 개통됐다. 여간 편리한 게 아니다.

스마트폰은 아니지만 내장 형태 심 카드가 쓰인지는 몇 년 지났다. 2014년 애플은 자사 태블릿 제품인 아이패드 에어2와 아이패드 미니3를 내놓으면서 애플심이란 이름으로 e심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당시에도 미국 출장길에 아이패드 에어2에서 티모바일을 개통한 적이 있는데, 현지심을 사러 다닐 필요 없이 요긴하게 썼다.

e심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크기가 작은 웨어러블 기기나 사물인터넷 기기에 쓰기 좋다. 이미 스마트워치에는 e심이 쓰이고 있다. 게다가 유심을 두 개 쓰는 스마트폰도 하나를 e심으로 대체하면 그만큼 공간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아이폰이 바로 이런 사례다.

이동통신사는 e심을 반기지 않는다.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가입, 해지, 이동을 이통사에 요구하지 않아도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 크다. 지금은 이용자가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 하는 사례가 대부분이지만, e심은 바로 처리할 수 있다. e심으로 작동되는 애플워치 시리즈 3 LTE는 스마트폰에서 바로 개통해 쓰게 된다. 이용자 선택권이 그만큼 자유로워질 수 있는 셈이다.

또 다른 이유는 유심 판매로 인한 부가 수익 창출이다. 이는 국내에서 유독 심한 편인데, 해외에서는 대부분 공짜로 나눠주는 유심으로 국내 이통사는 폭리를 취하고 있다.

작년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변재일 의원은 업계를 통해 입수한 유심 발주 계약서 확인을 통해 이통사는 유심을 1000~3000원에 납품받아 5500~8800원에 판매한 것이 알려졌다. 이를 통해 이통3사가 5년 동안 벌어들인 수익만 7000억여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 e심을 도입하면 팔 유심이 없어 부가 수익 창출이 어렵다. 재미있는 건 최근 이통사가 e심 다운로드 수수료를 받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통 3사 모두 2750원으로 책정했다. 문제는 단순 단말 교체랑 상관없이 무조건 e심을 내려받기만 해도 수수료를 내야 한다. 사실 e심이 도입된다면 이동통신사가 해야 할 일을 가입자가 대신하게 된다. 개인 정보와 요금제, 결제 방법 등을 가입자가 직접 입력하고 개통하기 때문에 이통사는 시스템만 구축하면 끝이다. 이걸 매번 다운로드할 때마다 수수료를 받겠다고 하니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아직은 e심이 스마트워치에만 쓰이기 때문에 논란이 적겠지만 추후 스마트폰에 활발히 쓰이게 되면 반발이 클 듯싶다.

▶두 개의 유심 사용

새 아이폰에서 e심과 함께 거론되는 것이 바로 듀얼심이다. 두 개 유심을 사용해 두 개 번호를 쓸 수 있는 기능이다. 아이폰은 e심+나노심이 기본 장착돼 있다. 국내에서 듀얼심 제품은 드물지만 해외에서는 쉽게 만날 수 있다. 사실 e심+나노심 조합 스마트폰은 이전에도 있었다. 앞서 언급한 구글 픽셀 2가 그것인데, 다만 이 제품은 듀얼심을 지원하지는 않는다. 얼마 전 발표한 후속작인 구글 픽셀3 또한 e심+나노심 조합이지만, 여전히 듀얼심 미지원이다.

출처=wikimedia commons
<출처=wikimedia commons>

스마트폰에 쓰이는 듀얼심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듀얼 액티브(Dual Active)와 듀얼 스탠바이(Dual Standby)가 그것이다. 듀얼 액티브는 스마트폰에 두 개 모뎀을 쓰는 방식이다. 두 개 스마트폰을 하나로 만든 셈이다. 두 개 회선이 각각 주파수를 잡아 작동하기에 배터리가 무지막지하게 소모된다. 이 때문에 거의 쓰이지 않고 있다.

아이폰은 듀얼 스탠바이 방식이 쓰인다. 하나의 모뎀과 안테나를 사용해 작동한다. 2개 회선이 동시에 대기를 하는 형태다. 즉 회선 하나로 전화를 하게 되면, 다른 하나는 작동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데이터 통신은 두 회선 중 하나만 지정해서 쓴다.

지난해 인텔은 모뎀에 듀얼심을 쓸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적용한 바 있다. 이미 기술 적용을 마친 퀄컴과 함께 듀얼 스탠바이, 듀얼 VoLTE까지 지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애플은 올해 이 기술을 받아들여 아이폰에 적용했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 Xs 맥스를 제외하곤 모든 새 아이폰에는 e심과 나노심을 기본으로 적용해 듀얼심을 쓸 수 있지만 국내 이통사는 현재로선 아이폰 e심을 지원하지 않는다. 세계 시장에서도 아이폰 e심을 지원하는 이통사는 10개국 14개 통신사 밖에 없다. 아직은 갈 길이 먼 셈이다. e심을 국내에서는 쓰지 못하기에 당분간은 기존처럼 나노심을 통한 싱글심을 써야 한다.

그나마 활용도를 찾으라면 해외에 나갔을 때다. e심을 지원하는 국가라면 현지심을 구매할 필요 없이 아이폰에서 바로 개통해 쓸 수 있다. 이러나 저러나 로밍보단 현지 통신사 상품을 쓰는 게 훨씬 저렴하다. 듀얼심 스마트폰은 해외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이지만 국내에서는 요원했다. 아이폰을 계기로 듀얼심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되기를 기대하는 게 사용자 속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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