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하는 인간으로서 어떤 방향으로 도구를 쓰는가에 따라 삶의 길이 달라진다.

인기의 척도를 가늠케 하는 유튜브(Youtube)의 영향력은 어디까지 확대될까. 맞춤형 콘텐츠를 생산하는 넷플릭스(Netflix)의 다양한 실험은 어디까지 진화할지도 자못 궁금하다. 미디어는 사람들이 가진 몸속 에너지를 분출하도록 유혹한다. 생활의 활력을 창조하는 콘텐츠 제작자들이 우리 주변에 늘고 있다. 자극적인 콘텐츠 생산이 늘어나고 몰래카메라의 범죄 유형이 지능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은 부정적인 신호다.

오래전 일이 생각난다. 회사 대표가 노래방 사업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부서장 간 협의가 이뤄진 내용이 아니었다. 물론 부서장들과 협의할 내용도 아니었지만 갑작스러운 선언으로 내부 구성원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사내 직원으로는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생각한 대표는 내부 조직으로 외인부대를 끌어들이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대표는 사무실 한쪽에 샘플 부스 제작을 지시했고, 자신의 집과 가까운 곳에는 오프라인 노래방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1년간 끌고 간 사업은 길을 찾지 못했다. 의욕은 있으나 추진할 수 있는 자금 확보도 못 했고 기술과 디자인 등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실시간으로 연결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기능도 마음먹은 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대표는 나름 남들이 하지 않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좇아가려 했다. 그의 계획은 모험적이었으나 무모했다. 내부적으로나 외부적으로 접점을 찾지 못했다. 건진 것은 실패의 경험뿐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가능하다면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진지하게 좇아가는 것이 저의 중요한 기준입니다. 그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어떻게 찾아내는가. 거기서 외부와의 절실한 접점을 어떻게 찾아내는가는 쉽지 않지만요.
-66쪽,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리부엉이는 황혼에 날아오른다> 중

최근에 나온 책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는 글을 쓰고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그의 기준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이라고 말한다. 조직에서 인정받는 사람은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하거나 남들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남들이 흉내 낼 수 없는 그 자신만의 재능을 발휘한다. 단순히 월급의 차이만이 아니라 그것이 있는 것과 없는 삶은 차이가 크다.

특별한 사람이나 예술가들의 삶에만 있는 게 아니라 우리들의 삶 속에서도 재능이 있다. 내 안의 능력을 끌어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을 뿐이다. 살아가면서 쉬지 않고 해야 할 일이다. 게으르고 소심한 삶을 살고 싶은 유혹에 끌리더라도.

알베르 카뮈의 스승이라고 일컬어지는 장 그르니에는 <지중해의 영감>을 통해서 우리 안에 들어 있는 모험심을 아끼지 말고 꺼내 쓰라고 말한다. 그는 사람들에게 대담한 삶을 살 것을 촉구한다. 대담한 삶은 창조하는 삶이다.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익숙한 삶으로부터 벗어나라고 말한다. 파괴하고 헐뜯고 무너트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는 매일의 일이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고 흔들어 놓을 수 있는 일이 된다면 그것이 창조의 삶이라는 것.

장 그르니에는 지중해의 영감에서 노엘 베스페르의 말을 인용하면 창조하기 위해 좀 더 대답해지라고 말한다.

“노엘 베스페르는 다음과 같이 썼다. “삶은 절약을 통해서가 아니라 모험을 통해서 얻어진다.” 절약하기보다 창조하기 위해서 더 대담해질 필요가 있다. 아니 한 걸음 더 나아가, 모든 것을 헐뜯고 허물어뜨리기보다는 창조하기 위해서, 자신의 창조를 굳게 믿기 위해서 더욱 대담해질 필요가 있다.”
-131족, 장 그르니에의 <지중해의 영감> 중

상대를 흔들려면 자신부터 대담해져야 한다. 누구의 것이 아닌 바로 내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

온라인뉴스팀 (news@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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