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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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만성질환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지속적인 치료 비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고혈압학회(이사장 조명찬)와 대한당뇨병학회(이사장 박경수) 그리고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이사장 김효수)는 우리나라 3대 만성질환인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의 유병 규모와 치료 현황을 요약한 공동 팩트 시트(fact sheet)를 최근 공개했다.

팩트 시트는 3개 학회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와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의 유병 및 관리 실태를 분석한 자료다. 이는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만성질환 관리의 필요성을 전갈하기 위해 마련됐다.

실제로 팩트 시트는 3개 만성질환 중 동반 치료자 현황과 질환별 유병 규모 및 치료 현황 분석 등으로 이뤄졌다. 또 질환별 팩트 시트는 추후 각 학회의 춘계 학술대회에서 순차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팩트 시트를 보면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중 하나라도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은 2016년을 기준으로 약 1127만명에 달한다. 2006년 약 622만명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2016년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중 두 개 이상의 질환으로 치료받고 있는 사람은 약 539만명이었고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약 262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세 가지 만성질환을 모두 치료하고 있는 사람은 약 141만명이다.

그중 고혈압의 유병인구는 1000만명을 넘어섰다. 국민건강영양조사의 2016년 고혈압 유병률을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 적용한 결과 고혈압 유병인구는 1100만명에 이른다. 다만 실제 고혈압으로 진단받은 사람은 약 890만명이었고 그중 약 92%(약 820만명)가 1회 이상 약물을 처방받았다.

문제는 꾸준히 치료를 받는 사람이 적다는 점이다. 지속적으로 치료를 이어온 환자는 2016년 기준 약 573만명(전체 유병자의 64%)에 불과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추정하는 고혈압 조절률이 44%에 불과한 이유도 고혈압을 앓는 사람의 대부분이 약물치료는 받지만 치료 지속율이 낮기 때문이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유병인구는 약 502만명이다. 실제로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역시 2006년 약 223만명에서 2016년 약 428만명으로 10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사람 중 지속적으로 약물치료를 받은 경우는 234만명(전체 진단자의 55%)에 그쳤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추정하는 2016년 당뇨병 조절률(당화혈색소 6.5%미만)도 투약 지속성이 낮아 32.9%에 불과했다. 특히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사람의 대부분(85%)이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하고 있어 종합적인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2016년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받은 사람은 약 1079만명으로 2006년부터 10년간 이상지질혈증 진단자 수는 약 3.2배 증가했다. 게다가 이는 고혈압보다 1.6배, 당뇨병보다 1.9배 높은 수치다. 2014~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을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 적용한 결과 이상지질혈증 유병인구는 약 1395만명으로 추정된다.

다른 만성질환과 마찬가지로 이상지질혈증의 지속 치료 비율은 낮은 수준이다. 2016년 이상지질혈증 치료를 위해 지속적으로 치료받은 사람은 전체 진단자의 3분의 1(약 363만명) 정도다. 3대 만성질환 중 가장 낮으며 이에 따라 꾸준한 약물치료를 통한 콜레스테롤 수치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3개 학회의 팩트 시트 제작에 참여한 김현창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한국인의 3대 만성질환으로 꼽히는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은 각종 중증 질환의 선행질환이다. 각 질환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은 물론 국가 차원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예방·관리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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