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존슨앤드존슨 제공
사진=한국존슨앤드존슨 제공

최근 '타이레놀 이알 서방정'으로 대표되는 아세트아미노펜의 서방형 제제가 안전성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 논란은 결코 아세트아미노펜만의 문제가 아니며 타이레놀은 반세기 넘게 인류의 건강을 위해 헌신한 의약품 임에 틀림없다.

이번 논란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아세트아미노펜의 유익성과 유해성을 따진 결과 유해성이 더 크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에 아세트아미노펜 서방형 제제를 시장에서 퇴출했다. 아세트아미노펜 함유 서방형 제제를 과다 복용할 경우 간 손상 위험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는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에서의 후속조치로 이어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안전성 서한을 통해 EC의 아세트아미노펜 함유 서방형 제제의 판매 중지 결정을 알렸다. 여기에 식약처는 과다 복용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제품 포장단위를 변경하는 등 안전성 강화 조치를 마련했다.

하지만 그동안 인류의 건강을 챙겨온 아세트아미노펜, 특히 타이레놀을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우리가 복용하는 모든 약에는 부작용이 있다는 점이다. 또 약의 성분도 중요하지만 부작용을 줄이고 약의 효과를 최대한 살리려면 그 약의 복용량과 복용법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즉 EC 자료에 나온 '과다 복용'이라는 말을 주목해야 한다. 아세트아미노펜을 과다 복용할 경우 간 손상 위험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EC의 설명은 복용량과 복용법을 지키지 않을 때 부작용이 심해진다는 말이다. 이는 복용량과 복용법에 따라 이 약을 복용하면 부작용이 심각하지 않으며 약의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럽의약품청(EMA)이 아세트아미노펜의 복용법을 준수할 경우 얻는 이익이 부작용보다 더 크다고 밝힌 것도 이와 같은 대목이다. 전문가들 역시 복용법만 지킨다면 그 어떤 약보다 안전할 수 있다는 것이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진통제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에서 타이레놀을 판매하는 한국존슨앤드존슨도 이 부분을 확실히 알고 있다. 지난 2015년 출시 60주년을 맞아 타이레놀 7종 전 제품의 포장 리뉴얼을 단행, 소비자에게 용량·용법을 좀 더 쉽게 안내하는 등 소비자 편의성은 물론 안전한 약 복용 환경을 조성했다. 게다가 한국존슨앤드존슨은 소비자 연령별로 꼭 알아야 하는 약 복용 상식, 유용한 약 보관 정보 등을 전해 온 가족의 올바른 약 복용을 돕는 '아는 것이 약입니다' 캠페인을 꾸준히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 아세트아미노펜 사태로 미움을 받는 타이레놀 자체도 '착한 약'이다. 이 약은 지난 60년간 세계 곳곳에서 처방되며 두통과 해열, 기타 통증들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위장 장애 위험이 적어 식사와 관계없이 공복에도 복용이 가능하다는 점, 임신 혹은 수유 중 복용해도 태아에 대한 위험성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은 타이레놀만이 가진 강점이다.

약은 잘 쓰면 약(藥)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독(毒)이 된다. 또 전문가가 아니라면 전문가인 의사와 약사의 복약지도가 필요하다. 이번 아세트아미노펜 사태는 해당 약이 가진 문제가 아닌 이 약을 다스리는 사람들의 문제다. 착한 약이 온전히 착한 약으로 우리 몸에 들어올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우선인 셈이다.

※용어설명
서방형 또는 서방정: 서방형 의약품 또는 서방정이라는 말은 약물이 우리 몸 안에서 서서히 방출되도록 해 약물의 효과가 오래 유지될 수 있도록 제조한 의약품을 의미한다. 타이레놀의 경우 타이레놀 이알 서방정을 복용하면 약물 절반만 신속히 방출되고 4시간 뒤 나머지 약물이 나와 약의 효과를 지속시킨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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