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약품 제공
사진=서울약품 제공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약품 약효재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이 결과에 따라 식약처는 서울약품공업주식회사의 '원기소' 등 26개 품목을 '유용성 불인정'이라는 사유로 판매중지 조치했다.

하지만 서울약품공업주식회사는 1980년대 초 부도로 사라진 회사다. 약 30년 동안 존재하지 않은 회사였으며 이 업체의 원기소 역시 시중에서 찾아볼 수 없는 제품이었다. 식약처는 이 회사에 서류 제출을 요구하며 제품 회수에 들어갔지만 생산실적이 없다는 점을 뒤늦게 깨닫고 회수 명령을 철회했다. 이는 탁상행정을 여실히 보여준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식약처의 이런 무책임한 행보에 회사 이름과 제품명이 비슷한 서울약품과 이 회사가 선보인 '원기쏘플러스'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점이다.

2005년 창립한 서울약품은 서울약품공업주식회사와 전혀 연관이 없는 법인회사다. 서울약품은 2013년 과거 국민영양제로도 불리던 원기소를 업그레이드 한 '원기쏘'를 출시했다. 이후 이 제품의 효능을 개선한 일반의약품 원기쏘플러스를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아 발매했다. 특히 오는 5월에는 원기쏘플러스의 과립제형을 선보일 계획까지 세웠다.

실제로 원기쏘플러스는 소화불량 해소와 정장 효과가 있으며 변비와 과식, 구토, 복부팽만감 등에 도움을 준다. 디아스타제·프로테아제·셀룰라제 2000-Ⅳ 및 리파제Ⅱ가 포함돼 정당 효소함량이 원기소에 비해 약 20배 이상인 제품이다.

그러나 식약처의 서울약품공업주식회사의 원기소 판매중지 여파는 상당했다. 소비자들이 서울약품의 원기쏘와 이를 혼동하며 반품 소동이 이어졌고 이런 움직임은 결국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서울약품에서 원기소와 원기쏘가 다른 제품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미 식약처가 판매중지 조치를 발표한 후라 이 회사는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현재도 서울약품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월 1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리던 원기쏘플러스는 식약처 발표 후 판매량이 급감했다. 당시부터 6개월 넘게 제품을 생산하지 못할 정도며 이로 인해 회사 생존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박무식 서울약품 사장은 "원기소의 효능과 효과를 최대한 살리고 적절한 원료를 추가해 리뉴얼한 우리 제품과 서울약품공업주식회사의 원기소는 다른 제품이다. 고사 직전에 있는 회사는 향후 새로운 제형 출시와 함께 소생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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