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전기의 활용성이 알려지고 본격적으로 사용될 때 전기는 공공의 발전소에서 생산하여 가정으로 보급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였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개인 스스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개인에게는 사용한 전기를 월별로 청구하여 초기에 큰 투자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다.

한편으로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개인들도 많은 데이터와 정보를 만들어 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만들어진 데이터를 SNS를 통하여 지구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보낼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었다. 이 많은 데이터를 도대체 어디에다 보관해 두어야 하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이 모든 데이터를 개인 컴퓨터나 저장소에 보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데이터뿐만 아니라 개인들도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서 사용하고 다른 사람에게까지 공유할 것이다. 현재는 소수의 전문적인 개발자인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에게서 만들어 지기 때문에 데이터의 유통에 비해서는 적은 수의 소프트웨어만 유통되고 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이 개인의 경쟁력 확보와 삶을 유지하는 필요 수단이 되는 날이 되면 하루에도 엄청난 소프트웨어가 생성되어 유통될 것이다. 게다가 공유된 소프트웨어로부터도 많은 데이터가 가공되어 정보로 유통될 것이다. 이미 데이터 저장소는 24개월에 2배씩 증가하는 무어의 법칙을 따른다고 알려져 있을 정도로 급격하게 증가되고 있다.

이렇듯이 소프트웨어가 스마트기기와 함께 우리 삶의 중요한 도구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소프트웨어를 관리할 필요성이 생기기 시작했다. 또한 개인들이 소지하거나 생성하고 있는 여러 데이터를 포함하는 멀티 미디어 컨텐츠가 클라우드 환경인 소프트웨어 하우스로 전환을 시작했다. 이와 함께 기업에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가 클라우드 환경으로 이전하기 시작했고, 일부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소프트웨어를 공유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가 생기기 시작했다.

클라우드 환경은 발전소에서 발전한 전기를 전깃줄을 통하여 집까지 전송하여 사용하는 것과 동일하게 컨텐츠와 소프트웨어를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발전소에 해당하는 소프트웨어 하우스인 클라우드 IT센터에는 상상하기 힘든 크기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저장소, 예를 들어 5천만 한국사람들에게 10G의 데이터 무료로 준다고 가정하면 5백 페타바이트의 데이터 저장소가 필요하고, 수백 만대의 컴퓨터를 연결하여 상상불가의 컴퓨팅 파워를 자랑하는 슈퍼컴퓨터가 설치되어 있어서 일반 사람들은 네트워크 환경이 갖추어진 곳이면 어디서든지 클라우드 환경에 접속하여 컴퓨터 작업을 할 수 있다. 전선이 연결되면 전기기기들을 사용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클라우드 환경은 편리한 컴퓨팅 환경을 제공하는 우수한 이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아주 큰 위험도 존재한다. 마치 도시 한복판에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여 이 발전소로부터 전기를 받아 쓴다고 가정하면 어떨까? 전기를 용이하게 받아 쓰는 것은 편리한 일이지만 원자력 발전소가 도시 한복판에 있다는 것은 큰 위험을 앉고 사는 것과 다르지 않다. 물리적으로 아무리 안전하다고 해도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의 마음은 편치 않을 것이다.

클라우드 환경도 이와 비슷한 정도로 비교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개인 정보와 내 기업의 정보가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이 안전할지에 대한 의구심을 버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기술을 못 믿는다는 것이 아니라 클라우드 환경으로부터 발생할 위험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소프트웨어 하우스인 클라우드 환경으로의 변화는 좋기는 하지만 그로부터 발생할 잠재적인 위험은 사전에 예방되어야 할 것이다.

채성수 chaesungsoo@iabacus.co.kr 소프트웨어개발 전문기업 ㈜애버커스 사업총괄부사장. 엘지전자와 엘지씨엔에스(LG CNS)에서 다년간 컴퓨터 관련 사업을 추진한 전문가이다. 국가 공인 최고 자격인 정보관리기술사로 대학에서 컴퓨터 관련 연구를 하였다. ‘속도경쟁사회’, ‘코딩을위한컴퓨팅사고력’ 등 5권의 책을 저술하였으며 넥스트데일리의 컬럼니스트로 활동하였다. 현재 ㈜애버커스의 COO로 근무하고 있다.

(*이 칼럼은 Nextdaily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