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시대에는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여 발생하는 정보 격차에 대해서 많은 걱정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컴퓨팅 사고력과 코딩 역량의 차이로 인한 소프트웨어 격차에 대한 걱정을 하게 될 것이다. 우선 정보 격차에 대해서 알아보면 정보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서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이며 그로부터 또 다른 사회적 불평등과 격차를 발생시키는 문제점으로 특정 계층이나 지역의 사람들이 정보로부터 소외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원인은 다양하다. 정보를 제때에 쓰기 위해서는 관련 비용이 필요한데 소외된 계층은 그러한 비용의 부족으로 인해 적시에 필요한 정보를 받을 수 없다. 또한 특정 지역은 정보 제공을 위한 인프라가 취약하여 원하는 정보를 서비스 받을 수 없다. 한편으로는 정보를 받을 수 있는 기본적인 소양이 부족하여 정보 취득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이러한 정보 격차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국가적으로는 정보 취약지역에 정보 인프라를 신설하여 인프라 부족으로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고 있다. 정보 취득 비용을 국가적으로 지원하여 취약 계층의 정보 취득이 가능하도록 보완하기도 한다. 정보 취득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 교육도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정보 기기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어서 남들보다 늦게 정보를 취득하게 되는 것도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정보 활용 측면에서의 2차적인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

미래사회에서는 필요한 소프트웨어는 개인이 스스로 만들거나 만들어진 것들을 조합하여 새로운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보편화될 것이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개발 및 활용 측면에서의 사회적 소외에 대해서도 대책이 필요하다. 현재는 대부분의 경우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상용으로 만들어진 것을 구매하거나 유명한 공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였다. 이러 환경에서는 경쟁력 있는 좋은 소프트웨어를 누가 먼저 사용하는가에 따라 승자가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엑셀과 같이 복잡한 계산을 쉽게 할 수 있는 범용 소프트웨어를 구매하여 경쟁자보다 더 나은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수많은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서는 남들이 만든 소프트웨어를 그저 잘 사용하는 것만으로 남보다 나은 경쟁력을 갖추기에는 한계가 있다. 다양한 정보를 취득하여 좀 더 경쟁력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만들어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이 다른 사람과 나를 차별화시킬 수 있는 기본적 경쟁 논리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소프트웨어가 경쟁력의 핵심이라면 경쟁력이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 모든 사람에게 갖추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불공정 상황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소프트웨어 역량을 계발하고 갖출 수 있는 기회의 공정성이 담보 되어야 한다.

이미 몇 년 전부터 국가적 차원에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미래사회에서의 핵심 경쟁력이 무엇인지 연구를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에 따라 젊은 학생들에게는 소프트웨어 코딩 교육을 실시하는 등으로 다가올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에서 뒤쳐지지 않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기성세대이다.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에 비하여 교육의 기회가 적기 때문에 새롭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므로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와의 불공정한 경쟁 환경에 놓이지 않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소프트웨어 코딩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선진국과 후진국 간의 소프트웨어 격차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물론 치열한 국가간의 경쟁 상황에서 그런 것까지 고민할 필요가 있느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 격차가 먹고 사는데 필요한 기본적이고 핵심적 경쟁 요인이 된다면 인류애 측면에서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보 격차도 사회적으로 심각한 상황인데 소프트웨어 격차가 추가적으로 발생한다면 부의 세습과 마찬가지로 신분을 고정시키면서 공정한 사회를 훼손하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 자라나는 신진 세대와 선진국은 컴퓨팅 사고력으로 무장하여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여 권력을 향유하고 그렇지 못한 기성세대와 소프트웨어로부터 소외된 국민들은 도태되어 불안한 삶을 살아가지 않도록 사회적 관심이 꼭 필요한 시기이며 이제 국가, 사회적으로 준비를 해야 한다.

채성수 chaesungsoo@iabacus.co.kr 소프트웨어개발 전문기업 ㈜애버커스 사업총괄부사장. 엘지전자와 엘지씨엔에스(LG CNS)에서 다년간 컴퓨터 관련 사업을 추진한 전문가이다. 국가 공인 최고 자격인 정보관리기술사로 대학에서 컴퓨터 관련 연구를 하였다. ‘속도경쟁사회’, ‘코딩을위한컴퓨팅사고력’ 등 5권의 책을 저술하였으며 넥스트데일리의 컬럼니스트로 활동하였다. 현재 ㈜애버커스의 COO로 근무하고 있다.

(*이 칼럼은 Nextdaily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