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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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직장인 문기원(38)씨는 20대 후반부터 시작된 탈모 때문에 모발이식 수술을 고민하고 있다. 탈모 증상 초기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민간요법이나 탈모완화샴푸 등을 사용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에 최근 들어 탈모 치료제를 복용했다. 하지만 복용 시기가 늦어져 큰 효과를 얻지 못한 채 결국 모발이식을 결심했다.

탈모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탈모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1만2916명이다. 이는 2012년(20만3305명)보다 5% 정도 늘어난 수치며 환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 최근 들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중이다. 기존의 민간요법이나 탈모제품 등에 의존하던 것과 달리 초기부터 전문적인 탈모치료를 받기 위함이다.

◆남성형 탈모, 초기부터 적극적인 전문치료 필요
탈모는 스트레스, 불규칙적인 생활습관, 공해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탈모증 환자 중 대부분은 남성형 탈모다. 전체 환자 중 70~80%가 남성형 탈모로 고통받고 있다.

남성형 탈모의 가장 큰 원인은 남성 호르몬이다. 남성 호르몬 변환물질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이하 DHT)이 모낭에 작용해 탈모를 유발하는 것. 특히 유전적으로 탈모 소인이 있는 사람은 DHT 민감도가 높아 탈모가 생기기 더욱 쉽다.

특히 남성형 탈모는 한 번 증상이 시작되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진행성 질환이다. 즉 탈모가 시작된 초기에 병원을 찾아 그 원인과 유형을 진단받아 전문적이고 장기적인 의학적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에 따라 약물치료나 모발이식 수술 등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남성형 탈모 초기에는 약물치료만으로도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인정한 경구용 약제가 대표적으로 이 약제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DHT로 바뀌는 것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이 약제는 다양한 임상연구에서 90% 이상의 탈모 억제 효과와 70% 이상의 발모 효과를 입증했다. 다만 복용 3개월 이후부터 효과가 나타나며 치료 후 1년이 지나면 눈에 띄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두피의 혈액순환을 활발히 해 발모를 돕는 바르는 약제와 함께 사용하면 더욱 확실한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중기 이상이면 모발이식 수술과 약물치료 병행해야
1년 이상 탈모 치료제를 복용했지만 효과가 없거나 치료 시기를 놓쳤다면 모발이식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이 수술은 탈모에 영향을 받지 않는 옆머리 혹은 후두부의 건강한 모낭을 채취해 탈모 부위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한 번 이식한 모발은 탈모의 영향을 받지 않아 영구 보존되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반복적인 수술이 쉽지 않고 제한적인 만큼 그 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전문가를 찾아 충분한 상담을 진행한 후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 탈모 진행 정도가 심하거나 이마나 정수리 등 특정 부위에 탈모가 심하게 진행된 환자의 경우에도 정확한 진단 후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문제는 모발이식 수술만으로 안심할 수 없다는 점이다. 앞서 밝힌 것 처럼 탈모는 한 번 시작되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이식을 받지 않은 부위에서 계속해서 증상이 악화될 수 있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다시 말해 모발이식 후 추가적인 탈모 진행을 방지하고 이식한 모발의 보다 안정적인 안착과 탈모 진행을 막기 위해서 꾸준한 약물치료도 병행해야 한다.

◆모발이식 수술 전후관리도 놓치지 말아야
모발이식 수술 전후관리도 중요하다. 수술을 더운 날씨에 할 경우 덧나거나 흉터가 생길 수 있다는 속설이 있는데 수술 시기와 계절은 전혀 관계가 없다. 다만 수술 후 모발이 다시 자라나는 데까지는 최소 6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수술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른 수술 치료와 마찬가지로 다른 질환으로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 아스피린의 경우 출혈을 유발할 수 있어 최소 수술 1주 전부터는 복용을 중단해야 하고 감기약, 해열 진통제, 비타민 복용도 출혈과 관련이 있다.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세포 조직으로 이동하는 산소의 이동을 막아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모낭의 생착률을 떨어뜨려 상처 회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나친 음주 역시 상처 회복을 방해하고 염증이 쉽게 생길 수 있다. 즉 수술 전후 금연과 금주를 실천하는 것이 좋다.

김진오 NHI뉴헤어의원 원장은 "탈모는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악화되는 진행성 질환으로 진행 유형과 정도에 따라 약물 치료, 모발이식수술 등과 같이 전문적이고 장기적인 의학적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중기 이상의 탈모 치료 방법인 모발이식 수술은 영구 보존되는 장점이 있지만 이는 최후의 수단은 아니다. 수술 후 이식한 모발이 잘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돕고 주변부의 탈모 진행을 막기 위해 먹고 바르는 약물치료 병행은 물론 수술 전후 생활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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