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한의학 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
김대복 한의학 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

입냄새는 타액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생리현상의 핵심인 침이 입냄새를 없애기도 하고, 구취를 촉진시키기도 한다. 사람의 침에는 가수분해가 쉽게 되는 펩타이드와 단백질이 있다.

이는 입냄새 발생에 필요한 아미노산과 구취로 전환되는 황의 주요한 공급원이 된다. 침에는 입의 점막에서 떨어진 상피세포, 치은열구에서 나온 세균, 백혈구나 적혈구 등이 포함되어 있다. 상피세포는 각질과 아미노산 일종인 시스테인(cysteine)이 많은 단백질, 백혈구는 다량의 황 함유 아미노산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입냄새를 일으키는 휘발성 황화합물 생성을 유리하게 하는 요소다.

침의 끈적함이 강할수록 구취 개연성이 높아진다. 타액의 끈적거림은 이하선 기능 저하와 관련이 깊다. 침샘선에는 점액세포(mucous cell)와 장액세포(serous cell)가 있다. 점액세포는 설하선과 악하선을 구성한다. 점액세포는 이하선에는 거의 없는 데 반해 장액세포는 대부분 이하선에 분포한다. 점액세포가 있는 악하선과 설하선의 침은 다당류가 많고 끈적거림이 있다. 이하선의 기능이 떨어지면 타액이 더욱 끈적거리게 된다.

끈적거리는 침이 입 안에 있으면 입냄새를 키울 수 있다. 삼킨 후 입안에 남은 침은 대개 뮤신 성분이 진한 것이다. 이 침을 오래 머금으면 구취 가능성이 높다. 침이 있으면 입을 꼭 다물게 입냄새를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 또 맑은 침은 잘 삼켜지는 데 비해 끈적한 침은 입안에 남게 되는 악순환도 있다.

그렇기에 한의학이나 양의학이나 구취 진료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게 타액 분비량이다. 동서의학 공히 타액을 구취의 제1요소로 본다. 입냄새는 침이 부족할 때 발생한다. 침이 충분할 때는 혀와 입안의 점막 보호, 소화작용, 구강청소, 면역작용, 항균작용 등으로 입안을 청결하게 한다. 구취 가능성을 줄이고, 입냄새도 사라지게 한다. 침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한 하루 분비량은 1000~1500ml이다. 침 분비는 음식 섭취 때 가장 왕성하다.

입에서 악취가 나는 사람은 대개 '입이 마르다'는 표현을 한다. 타액이 적으면 입냄새가 나기 쉽다. 그 이유는 크게 구강건조, 세균증식, 소화불량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맑은 타액은 이동성이 좋다. 반면 타액이 부족해 진한 침으로 남으면 흐르지 못한다. 입안을 세척할 수 없다.

둘째, 항균작용 저하다. 입안이 건조하면 침의 영양분으로 각종 세균이 증식한다. 타액에 포함된 면역글로블린 A(IgA), 락토페린(lactoferrin), 리소자임(lysozyme), 페록시다아제(peroxidase) 등의 항균물질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셋째, 위장기능 약화다. 침에는 소화효소 알파 아밀라아제(α-amylase) 단백질이 있다. 탄수화물 소화에 큰 역할을 하는 아말라아제는 하루에 약 1.6mg 생성된다. 인체에 필요한 양의 40%가 침샘에서 만들어진다. 침의 분비가 적으면 소화력, 위장기능에 지장이 생긴다.

이 같은 세 가지 악 조건에 포함될 가능성은 노인이 높다. 나이 들면 모든 기능이 떨어진다. 침 분비도 준다. 장년일 때 하루에 1000~1500ml 분비되던 타액이 70대가 되면 1/3 수준인 500ml 안팎으로 급감한다. 노인의 입 냄새 가능성이 젊은 세대보다 3배나 높은 이유다. <김대복 한의학박사/ 혜은당 클린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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