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AI 스피커 네이버 '웨이브'와 카카오 '카카오미니' 제품 사진.
(왼쪽부터) AI 스피커 네이버 '웨이브'와 카카오 '카카오미니' 제품 사진.

국내 대표 포털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AI) 기반 음성인식 스피커를 두고 맞붙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AI 스피커를 아직 공식 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초기 사용자를 위한 한정‧예약 판매에 구매자가 대거 몰리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네이버다. 네이버는 지금까지 두 차례에 걸쳐 AI 스피커 '웨이브' 한정 판매를 실시했다. 두 차례 모두 소비자들이 몰리며 준비한 물량이 전부 매진됐다.

웨이브는 네이버와 라인이 공동 개발한 인공지능 '클로바'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음악 추천은 물론 정보검색, 통·번역, 영어회화, 감성대화 등이 가능하다. 일정을 등록하고 음악을 검색할 수도 있고 네이버 포털에서도 정보를 받을 수 있다.

네이버는 이런 웨이브를 지난달 11일 처음 선보였다. 자사 네이버뮤직 이용권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웨이브를 선착순 제공하는 최초 이벤트를 열었다. 8월 11일 12시에 시작한 이벤트는 단 35분 만에 끝나며 AI 스피커의 인기를 실감했다.

이어 이달 14일에도 한정 판매를 진행했다. 네이버 뮤직 1년 이용권 구매 시 웨이브를 4만원에 제공하는 이벤트를 마련한 것. 이번에는 총 4000대를 준비했지만 이 역시 모두 팔렸다.

카카오가 출시한 카카오미니는 카카오 통합 AI 플랫폼인 '카카오 I'가 적용된 스피커다. '헤이 카카오' 명령어로 카카오톡 이용과 음악재생, 뉴스 서비스 등의 기능을 갖췄다. 또 음성을 통해 카카오톡 메시지의 송수신을 할 수 있으며 카카오는 업데이트를 통해 택시 호출, 음식 주문, 장보기 등의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지난 18일 오전 11시 모바일 주문 생산 플랫폼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에서 카카오미니 예약 판매를 전개했다. 판매를 개시하자 소비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며 사이트가 일시 마비되기도 했으며 제품 3000대는 40분 만에 매진됐다.

카카오 관계자는 "구매자가 몰릴 것으로 판단 서버 용량을 확충했으나 예상보다 동시접속자가 훨씬 많아 접속 지연이 발생했다. 카카오미니에 높은 관심이 확인된 만큼 진화하는 카카오미니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는 두 포털이 초기 사용자 확보를 위해 가격을 대폭 낮추고 음악 이용권이나 피규어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면서 두 AI 스피커가 높은 인기를 얻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가 국내를 대표하는 포털인 만큼 이들이 내놓은 두 스피커의 경쟁 구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 네이버와 카카오가 벌이는 판촉전과 제품 기능 업그레이드 경쟁에도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품 공식 출시 전에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이벤트에 불과하지만 AI 스피커 공식 판매를 시작한 후에는 본격적으로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스피커 경쟁이 드디어 시작됐다. 이번 판매로 초기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서비스 고도화 등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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