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첫 칼럼 ‘비트코인 이더리움, 진실? 혹은 거짓?’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더리움 채굴, 실체가 뭐냐?’라는 주제로 이더리움 채굴 열풍에 대해 분석해 보고자 한다. (사실, 채굴이 뭔지 모르면, 가상화폐를 모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2016년말까지만 해도 이더리움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국내 최대 검색 사이트의 월간 이더리움 검색 건수가 200만건을 넘어설 정도다. 이전 칼럼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비트코인보다도 더 많은 검색건수다. 도대체 몇 달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사실 필자도 2017년 2월에 처음 이더리움이라는 단어를 들었다. 그 당시 이더리움 가격은 2만원을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2014년에 비트코인 10개를 산 경험이 있던 필자로서는 “이더리움이 비트코인보다 더 유망할지도 몰라.”라는 지인의 말을 그냥 흘려 버릴 수는 없었다.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의 엔지니어, 다른 과목은 몰라도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에서만큼은 과 수석을 했던 필자였다. 게다가 특유의 호기심도 발동했다. 4차산업혁명의 중심인 AI, 그리고 그 중신인 블록체인, 그리고 사물인터넷을 살아 움직이게 할 가상화폐는 엄청난 호기심을 자극하는 아이템이었다.

호기심을 참을 수 없었던 필자는 2월부터 3월까지 한달 간 초집중하여 이더리움을 포함한 가상화폐 전반을 공부했다. 나름 풍부한 인생경험이 있었던 필자는 순수한 엔지니어 관점보다는 투자 관점에서 접근해 들어갔다. 그리고 하나의 결론을 얻었다. 결론은 이랬다. “2017년말 이더리움 가격 = 30만원.” 그런데, 아뿔싸. 고시공부하듯 가상화폐를 파헤치는 그 한 달간 이더리움 가격은 훌쩍 뛰어 6만원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필자는 결론을 바로 실행으로 옮겼다. ‘2월에 2만원 할 때 살걸.’ 하는 아쉬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연말에 30만원 간다는 결론이 난 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 통장에 잠자고 있던 5천만원 중 4천만원으로 이더리움을 샀다.

그리고 남은 천만원으로는 채굴기 3대를 샀다. 그 이유는 이랬다. 필자는 골프를 아주 좋아한다. 좋아한다고 해서 잘 친다는 것은 아니다. 온 집중을 다 해서 쳤을 때 90개 정도 실력이다. 참 인간적인 스코어다. 한 달에 골프 서너 번을 치면 백만원은 족히 필요하다. 10개월을 치면 천만원이 나간다. 자, 지금부터 수학공부를 해 보자. 그 당시 이더리움 1개의 가격은 6만원. 채굴기 1대당 월 6개의 이더리움을 채굴했다. 즉, 채굴기 1대당 36만원어치의 이더리움을 채굴하는 것이다. 그런데 3대면? 월 백만원 정도의 이더리움이 채굴된다는 계산이 나왔다. ‘이야~ 이것 봐라? 골프를 계속 칠 수 있잖아?’ ( 보통 채굴기 수명을 2년으로 잡으니, 천만원으로 2년간은 골프를 칠 수 있는 것이다. )

그런데, 4월이 지나고 5월이 되자,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연말에 30만원 가리라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5월에 30만원을 훌쩍 넘어서 버린 것이다. 삼성SDS가 EEA(Enterprise Ethereum Alliance, 이더리움 기업 연합) 에 가입을 했다는 소식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기사가 나오기 전후 며칠간 엄청난 매수세가 유입되며 한국의 3대 거래소가 세계 이더리움 가격을 견인했다.

아래는 2017년 8월 2일 현재 coinmarketcap의 자료다. 이더리움 거래량 1위, 2위, 7위 거래소가 모두 한국 거래소이며, 이 3 거래소의 거래량을 합치면 전세계 거래량의 35%를 한국이 차지하고 있다. 마치 한국이 이더리움 종주국이라도 되는 모양새다.

사실 이때부터 이더리움 채굴 열풍이 불어 닥쳤다. 천만원을 투자한 필자의 채굴기 3대는 5월 한달에만 30만원하는 이더리움 10개를 채굴했다. 자그마치 3백만원이다. 아주 비정상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믿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팩트다. 채굴이 돈이 된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다. 삼성SDS가 EEA에 가입했다는 기사가 나가자, 2017년 3월까지 이더리움을 사기라고 했던 사람들조차 이더리움 채굴에 뛰어들었다.

개인들이 채굴을 시작했다. 몇몇 사람들끼리 모여 공동채굴을 하기도 했다. PC방에서도 채굴을 시작했다. 채굴 대행업체들도 생겼다. 7월말 현재 100여개 이상의 채굴 대행업체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순식간에 용산전자상가의 GPU(이더리움 채굴기의 핵심 부품)가 동이 나버렸다. PC방에서도 채굴을 시작했다. 용산전자상가의 상인들 중 일부는 점포에 채굴기를 돌리기 시작했다. 최근 용산전자상가내 채굴기 가동 금지령이 내려지기까지 했다. 채굴기를 돌려 놓고 퇴근하는 일이 벌어지자, 채굴기 고열로 인한 화재 발생 우려 때문에 내려진 금지령이었다. 모 기업에서 채굴기 1만대를 설치하고 있다는 출처불명의 소문도 돌았다.

GPU 가격은 치솟기 시작했다. 오픈마켓에는 채굴기 판매 사기가 등장했다. 중고채굴기를 샀더니 며칠 만에 고장이 나서 애물단지가 되는 상황도 벌어졌다. ‘채굴을 하면 월 100% 수익률을 낼 수 있다더라.’라는 근거없는 헛소문을 흘리며 사기를 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더리움 묻지마 투자’를 넘어 ‘이더리움 묻지마 채굴’ 열풍이 불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50만원 가까이 올랐던 이더리움은 그 이후, 13만원까지 곤두박질쳤고, 대박을 꿈꾸며 이더리움 열풍에 묻지마 투자를 했던 많은 사람들이 쪽박을 찼고, 이더리움 채굴 열풍도 조금씩 식기 시작했다. 글을 쓰는 현재 이더리움 가격은 25만원 내외를 횡보하고 있다. 이더리움 거래도 그렇고 이더리움 채굴 열풍도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분위기다.

필자가 보기에 이더리움이 10만원 정도면 채굴 수익률은 ‘0’에 가깝게 된다. 이더리움이 13만원을 터치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채굴 열풍이 잠잠해지는 분위기다. 현재 이더리움 채굴기로 채굴하는 이더리움은 월 1.2개 ~ 1.5개 수준이며, 전기세 등 관리비를 빼고 나면 월 20만원 ~ 25만원 수준의 수익을 안겨다 준다. 썩 매력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현재 수십대의 채굴기로 이더리움 채굴을 계속하고 있다. 당분간 채굴을 계속할 생각이다. 그 이유는 명백하다. 지면이 모자라는 관계로 그 이유는 필자의 저서 ‘나는 가상화폐로 3달 만에 3억 벌었다’를 읽어 보기 바란다.

다음 칼럼에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 Big Picture’ 라는 제목으로 가상화폐와 4차산업혁명과의 관계를 서술해보고자 한다.

빈현우 binhw@daum.net 가상화폐 전문가.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에서 AI(인공지능) 및 cryptology(암호학)에 관심이 많았으며, 2014년 가상화폐를 접하면서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이더리움'의 가능성에 투자한 결과를 2017년의 저서 ‘나는 가상화폐로 3달 만에 3억 벌었다’ 에 담았다. 최근 ‘가상화폐 개념 및 실전 특강 (실전 사례 중심)’ 강의 및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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